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사상최대 실적] 삼성 2분기 효자는 ‘모바일’보다 ‘반도체’였다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06 03:34

수정 2014.11.05 11:57

삼성전자가 9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기대했던 국내 기업 최초 '분기 영업익 10조' 달성이 무산되면서 시장에 아쉬움을 던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들어 각 브랜드 간 상향 평준화와 성장 둔화 우려 등 판매 환경이 악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확대한 결과로 여겨지고 있다.

■갤S4 마케팅 비용 부담됐나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것은 전략폰인 '갤럭시S4'의 마케팅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5일 삼성전자가 밝힌 2.4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보면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7.81%포인트, 영업이익은 8.2%포인트 각각 성장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당초 투자업계에서 예상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와 투자사들은 삼성전자의 2.4분기 매출을 58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10조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10조원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돈 게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익이 감소한 건 IM부문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세철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보다 적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IM부문 2·4분기 영업익이 6조5000억원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6일 전략폰 '갤럭시S4'를 전 세계 60개국에 동시 출시하며 유통망 확대 등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이번 잠정 실적을 토대로 삼성전자의 2.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7500만대 안팎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 7000만대보다 다소 늘었지만 갤럭시S4 출시 등의 호재로 8000만대 이상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앞서 삼성전자 IM 부문은 지난 1.4분기 매출 32조8200억원, 영업이익 6조51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IM 부문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62%, 74%였다.

업계 관계자는 "2.4분기 삼성 IM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실망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올 들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와 브랜드 간 상향 평준화 추세를 반영하면 무난한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맑음', TV '흐림'

부품(DS)부문과 소비자가전(CE)부문은 2·4분기 어려움 속에서도 대체로 선방한 분위기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이번 분기 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번 2·4분기 반도체 분야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PC용 D램과 모바일 D램 가격이 회복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4분기에 부진했던 시스템 고밀도집적회로(LSI) 실적도 애플의 주문량이 늘어남에 따라 회복세를 탔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는 2·4분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통해 최대 9조5000억원의 매출과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적 호조세를 이끈 D램의 경우 PC용 제품이 올 1월 대비 5월 가격이 75%가량 올랐고 모바일 D램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호조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32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단가가 2.8달러에서 3.8달러로 오르는 등 가격인상 효과가 뒷받침됐다.

시스템반도체 역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생산을 늘린데다 퀄컴, 엔비디아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반기 전망은 더 밝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하반기 계절적인 수요 증가 효과와 더불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에 따른 메모리 및 시스템LSI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CE부문의 경우 올 2·4분기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초 출시한 프리미엄 냉장고가 높은 판매실적을 올린데다 계절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이 많이 팔려나가면서 실적 선방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TV의 경우 전 세계 TV시장 정체에 따른 판매량 감소 영향이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계 최대 214㎝(85형) 울트라고화질(UHD) TV를 비롯,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 1위'라는 목표 아래 프리미엄 가전 9000시리즈(냉장고·세탁기·에어컨)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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