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PYL’ 미래 보고 마케팅 강화

김병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09 16:54

수정 2014.11.05 11:23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자금을 투자해 PYL(Premium Yunique Lifestyle)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PYL은 현대차가 젊은 층을 겨냥한 벨로스터, i30, i40 세 차량을 지칭하는 마케팅 용어로, 이들 차량의 올 상반기 성적표는 저조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최근 TV 광고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여전히 PYL 마케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래 고객인 젊은 층과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어떻게 해서든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와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PYL브랜드 역성장…어쩌나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 2011년 선보인 하위 브랜드인 PYL 차량의 올 상반기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급감했다.

벨로스터는 올 상반기 1596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2706대보다 41%나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5248대, 3026대 팔린 i30와 i40도 전년 대비 각각 38.7%, 39.3% 감소했다.

이들 차량이 국내 소비자가 크게 선호하지 않는 3도어(벨로스터), 해치백(i30), 왜건(i40) 모델임을 고려한다 해도 민망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용 TV 광고와 멤버십 서비스, 공동앨범제작 및 문화공연 등의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쏟아부은 만큼 부진한 상반기 실적은 현대차로서는 더욱 뼈아프다. 이런 분위기는 현대차 내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관계자는 "판매실적이 좋지 않다보니 새로운 기획을 보고할 때 아무래도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렉서스도 초창기엔 부진했다

실적 악화에도 현대차는 PYL 마케팅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이달 새롭게 선보인 TV 광고가 단적인 예다. 상반기 실적의 윤곽이 드러난 시점에 광고예산을 오히려 늘린 것이다.

현대차가 PYL 마케팅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미래 고객인 젊은 층 때문. 당장엔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고객인 이들에게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는 장사라는 얘기다.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김상대 실장은 "PYL 브랜드로는 개성을 강조해 '튀는' 소비자까지 챙길 계획"이라며 " PYL 마케팅을 통해 그 나름대로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대차의 중·장기 목표인 프리미엄 브랜드 도약을 위해서도 PYL 마케팅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PYL 브랜드는 현대차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수입차들에 맞서기 위한 대항마이자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브랜드 마케팅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단위로 트렌드가 바뀌는 정보기술(IT) 제품과 달리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시장점유율 8%에 도달했던 시점인 1988년 미국에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를 선보였다.

기대와 달리 초창기에는 경쟁사에 밀려 고전을 거듭했다. 이후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렉서스는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종이 됐다.

중앙대 심리학과 김재휘 교수는 "자동차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소비재 중 하나"라며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단순히 차만 많이 파는 기업에서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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