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현대차 10년만의 출격 “유럽 5% 벽 넘어라”

김재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12 04:36

수정 2014.11.05 10:53

현대차 10년만의 출격 “유럽 5% 벽 넘어라”

올해로 41회를 맞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은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완성차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로, F1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모터스포츠 경기이다.

현대자동차가 꿈의 무대에 10여년 만에 재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독일에 현대차 WRC 운영을 총괄하는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개소식을 열기도 했다. 최근에는 테스트 드라이버를 채용하는 등 올해 말까지 팀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WRC 재도전을 통해 현재 한계에 달한 성장 동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참이다. 또한 유럽인들에게 인기 있는 WRC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낮은 유럽 지역 판매율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내년 출격채비 완료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WRC 출전을 목표로 핀란드 출신 테스트 드라이버를 최근 영입했다. 이번에 영입된 테스트 드라이버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경력의 인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또 한명의 테스트 드라이버를 영입한다. 내년 현대차 소속으로 WRC에 출전할 드라이버는 연말에 최종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테스트 드라이브는 경주용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테스트 드라이버 외에 지원파트 인력도 확충할 예정이다. 엔진, 패키지 등 차량 개발 관련 40여명과 마케팅 및 지원 업무 10여명 등 50여명으로 구성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인원을 올해 말까지 100여명으로 늘린다. 신규 채용될 인원은 유럽 출신의 경주용 자동차를 제작하고 수리하는 미케닉(mechanic) 인원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엔지니어들도 문턱이 닳도록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이 위치한 독일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시를 드나들고 있다.

■우려에도 미래 위해 재도전 출사표

사실 현대차가 올 초 WRC 재도전 의사를 밝혔을 당시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필요하고, 시트로엥의 독주로 인해 WRC 인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700만대 수준의 글로벌 생산 규모가 어느 정도 한계가 왔다는 판단 아래 브랜드 이미지와 한정된 물량 안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해외영업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유일한 취약 부분이 성능이다. 지금은 성실한 모범생 같은 이미지지만 새로운 매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2000년 초반의 실패를 거울삼아 독자팀을 구성, WRC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난공불락' 5% 벽을 넘어라

WRC 진출은 취약 지역으로 분류됐던 유럽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6.1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연간 기준 점유율 6%를 넘어섰다.

하지만 개별 브랜드로 보면 현대차가 3.45%, 기아차가 2.6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보수적인 유럽 시장을 감안하면 최소 5% 점유율을 넘겨야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고 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WRC는 최근 인기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 경주대회"라며 "유럽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주용 차량에서도 현대차의 의도를 쉽게 엿볼 수 있다. 현대차의 WRC 경주용 차량은 B세그먼트(소형차)급 차량인 'i20'을 개조한 것이다.
B세그먼트는 유럽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량 크기로 현대차는 해당 부문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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