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서 뿌리내린 SK ‘24년간의 뚝심’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8 17:27

수정 2014.11.04 15:32

SK가 24년의 중국 진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정보통신, 반도체사업이 착실히 뿌리를 내리며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가 하면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사업 등 신성장동력 사업까지 중국사업에 착착 동참하고 있다.

■중국 진출 가속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시청에서 베이징 전기자동차, 베이징 전공 등과 함께 전기차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 본계약을 했다. 전기차사업이 중국의 국가적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시장 교두보를 발빠르게 마련한 것. 중국은 공해가 많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기차 도입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다른 어느 국가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돋보이는 곳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SK의 행보를 경계하면서도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중 수교를 한 1992년 이후 24년이 지난 지금 SK의 중국사업이 술술 풀리면서 신사업 진출전략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SK는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 영국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함께 중국 충칭에 부탄디올(BDO) 등을 생산하는 콤플렉스 조성계약을 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유사업과 석유화학 사업은 SK가 1990년대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1990년 SK는 중국 선전에 정유단지 건설을 추진했으나 중국 정부가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그 후 SK는 2004년 상하이에서 중국 시노펙과 손잡고 연간 생산량 6만t 규모의 용제공장을 설립했다. 상하이 용제공장은 2006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후 불과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SK는 기존 SK이노베이션사업부의 하나였던 화학사업부를 SK종합화학으로 분사한 후 SK차이나 조직 아래 상하이 중국 헤드쿼터를 설립했다. 이로써 SK는 기존 울산 콤플렉스 원료 물량 공급에 의존하던 사업방식에서 현지시장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비디오테이프부터 전기차 배터리까지

지난 24년간 SK는 끊임없이 중국 진출을 시도한 끝에 현재 중국에 총 119개 조직을 두고 있으며 약 1만2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진출업종도 에너지와 석유화학부터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전기차 배터리, 건설, 부동산까지 다양하다.

SK의 중국시장 진출 역사는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SK는 선전에 10억달러 규모의 정유단지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의 인데센 그룹과 비디오테이프 합작공장을 설립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1년 후에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베이징지사 설립 허가를 받았고 2010년에는 SK의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SK차이나를 설립,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 이른다. SK차이나가 설립된 해에는 1993년 처음으로 수출했던 아스팔트 사업으로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중국 시장에서 40%의 아스팔트시장을 점유해 사실상 독보적 위치에 오르기도 했다.

■성장동력 확보 꿈 이뤄

SK는 올해 결실을 본 중국 전기차 배터리사업 합작법인 설립 성과를 계기로 다른 신흥국가로까지 전략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SK의 중국사업 매출액은 지난 2010년 255억위안에서 지난해 637억위안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반도체업체인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중국 반도체 사업까지 결실을 본 것. 중국사업 성공은 SK그룹에 큰 의미가 있다.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워 온 SK가 마침내 미래성장기반을 다졌다는 의미이기 때문. 이는 최태원 SK 회장의 최대 과제였다.

SK 관계자는 "SK가 중국 시장에서 정보통신과 석유화학 사업 등에 우선 진출한 데 이어 신성장동력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도 총괄법인인 SK차이나 등을 통해 협력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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