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파업 초읽기.. “손실 커질라” 협력사도 긴장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3 17:27

수정 2013.08.13 17:27

현대자동차 노조가 13일 실시한 파업 찬반에 대한 투표 결과가 가결될 것이 유력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가 올해 임단협을 놓고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현 노조집행부 임기가 9월 말 종료되는 만큼 노조의 선거일정 등으로 노사 교섭이 파행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파업과 교섭 장기화로 인한 생산차질과 협력업체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부터 본격 파업

현대차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을 경우 부결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다. 올해도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2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된다.

노조의 파업이 가결되면 10일간의 중노위 조정기간을 거쳐야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오는 20일 직후 현대차는 본격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노조도 현대차 노조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파업안이 가결되면 오는 1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큰 틀의 투쟁계획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9일에는 확대운영위원회를 소집, 구체적인 파업일정을 마련한다.

현재 현대차 노조 집행부는 2009~2011년 무파업 임단협 타결 흐름을 깨고 지난해 파업을 벌여 역대 최대인 1조6000억원의 생산차질을 초래한 강성이지만 전면파업보다 부분파업을 선택, 점차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지난해처럼 투쟁 초기에는 2∼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다가 만족할 만한 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파업시간을 늘리면서 회사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면 파업은 조합원의 임금손실이 많고, 사회적 비난이 거세 노조도 최근 자제하는 추세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보다 교섭 기간을 길게 가져감에도 원만한 해결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에 관계없이 성실하게 교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화 국면 배제 못해

현재로서는 사측이 임담협 교섭을 오는 16일 재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이날 노조에 전달했다. 사측이 교섭 재개를 요구했으나 파업을 가결될 경우 노조는 부분 파업 등 강경한 태도를 고수할 것으로 보여 교섭 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사측은 해외 생산 카드 등을 내밀며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을 놓고 빚어진 노사 갈등으로 3월부터 3개월간 주말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해외 생산량을 늘린 바 있다.

특히 지난달까지 현대차의 총생산량 274만9000여대 중 61%인 168만대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등 국내 생산 의존도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해외생산라인 풀가동으로 버티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장기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9월 말~10월 초로 예정된 현대차 노조 집행부 선거도 임단협 교섭에 있어 큰 변수 중 하나다. 2년에 한 번씩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국장을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선출하는 집행부 선거가 이번 추석 연휴 이후로 예정돼 있다.

일부에서는 현 노조 집행부가 차기 위원장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추석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노조간부 면책특권 강화, 해외공장 신설 및 신차종 투입 때 노사 협의 등을 놓고 노사가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타결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노조 선거에 돌입하면 교섭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선거 이전인 추석 전까지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새 노조집행부가 구성되는 11월까지는 회사 입장에서는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업 손실, 협력업체도 '불똥'

현대차 노조 파업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따른 하반기 국내공장 생산 차질 역시 피할 수 없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8월 노조 파업 여파로 12번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5만3333대에 그쳤다. 이를 매출로 환산할 경우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현대차는 주간 2교대제 실시에 따른 3월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로 2.4분기 1조6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0.8% 감소한 17만1790대였고 수출도 9.5% 줄어든 30만3100대였다.

여기에 현대차 비정규직도 오는 14일 전면파업을 선언한 만큼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올해 4조원가량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협력업체 손실도 불가피하다. 현대차가 파업에 돌입하면 납품이 막혀 협력업체도 조업 중단이나 휴업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에 따른 협력업체의 매출 손실은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yoon@fnnews.com 윤정남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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