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파업에 질린 현대차, 美 제3공장 증설로 경영전략 방향 트나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24 03:45

수정 2014.11.04 09:06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에 부품 공장을 건설키로 하면서 '질적성장'을 지향해온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국내 노조 파업으로 인해 미국 정치권의 미국 제3공장 건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공장을 미국에 짓기로 결정, 미국 제3공장 건설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다이모스 조지아공장 건설

23일 현대차그룹과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다이모스는 미국 조지아에 최대 3500만달러를 투자해 2년 안에 부품공장과 관련 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미국 현지인 고용 규모는 350명가량. 현대다이모스는 자동차 시트를 생산해 기아차 북미공장에 납품하게 된다.

조지아주 정부 한 인사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의 조지아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사실상 성사됐다"며 "정몽구 회장이 서울에서 네이선 딜 주지사와 회동하기 직전 전격 승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다이모스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있는 기아차 조지아공장 인근 부지에 부품 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3개월 전부터 해당 지자체와 투자협상을 벌여왔다.

특히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21일 정 회장과 만나 현대다이모스 공장 신설을 마무리 짓고, 조지아공장 증설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압박 카드 vs. 경영전략 수정

산업계 일각에선 현대다이모스의 조지아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성사된 것을 놓고 현대차 노조 파업을 겨냥한 맞불 성격의 투자로 보고 있다. 거듭되는 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이에 대한 '경고'라는 것. 큰 틀에선 지난 2011년 이후 '질적 성장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경영전략이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지난 2010년 조지아공장 부지에 조지아 제2공장(KMMG 2)을 짓기로 결정했지만 착공 단계에서 잠정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다이모스의 조지아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서 현대차그룹은 KMMG 2 신설도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업 등 노조리스크가 되풀이될 가능성에다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미국 현지에서 판매를 확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난 5월 정몽구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 당시 당분간 미국 공장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 지금까지 상황이 변한 것은 없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현대차 내·외부에서 미국 공장 신설론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국내 노조 문제가 더욱 확산되면 미국 정치권과 별개로 경영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은 얼마든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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