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본 부활’ 한국 제조업 강타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02 17:43

수정 2014.11.07 11:57



10년 침체에서 탈출한 일본 제조업이 ‘부활’하면서 한국 제조업을 위기로 몰고 있다.

특히 전자, 자동차, 유화 등 한국의 대표산업 분야에서 일본기업들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과감히 하면서 생산성 등 경쟁력을 회복해 ‘강한 일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의 산업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첨단 부품소재의 국산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조립·가공분야 범용부품에 치우치면서 여전히 기술적으로는 일본의 산업 식민지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으로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대표산업에서 설자리를 빼앗기고 있어 샌드위치 위기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반도체, 승용차, 선박, 무선전화기, 디스플레이 등 국내 5대 수출제품을 제조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은 ‘핵심부품 수입기업’의 40.6%를 ‘일본기업’들로부터 들여와 독립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그동안 엔저 및 경기호조에 힘입어 설비및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부활하고 있다.
일본 제조업의 설비투자는 2005년 전년에 비해 6.8%, 2006년에는 2005년 대비 21.3% 크게 확대됐다. 또한 일본 주요기업의 2006년 R&D투자는 10조7000억엔으로 전년보다 7.4%나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기술수준을 100이라면 한국의 기술수준은 2006년 84.5에 그치고 있다. 반면 중국은 2001년 56.9%였던 기술수준이 2006년 67.3% 수준으로 향상돼 우리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기술은 일본보다 3년 정도 뒤져 있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분야도 한국의 장비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보면 일본은 127점으로 3∼4년의 차이가 있다. 한국은 핵심 장비와 재료의 일본 의존율이 무려 70%를 넘는다. 현재 자동화 장비는 75%, 컬러필터는 95%를 일본에서 수입 중이다.

예를 들면 일본 캐주얼 유니클로는 디자인 개발투자로 국내 진출 2년째인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일본 제품은 적극적인 투자로 품질이나 서비스가 국내산보다 한단계 더 높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문화가 비슷해 선호현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본 중소기업들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자국 대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일간 경쟁력 차이의 근본이 되고 있다.


중기연구원 김세종 연구위원은 “일본 제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천·핵심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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