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디자인 아웃소싱 NO 인소싱 YES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11 17:34

수정 2014.11.07 11:08



국내 산업계에 ‘디자인 인소싱(insourcing)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전문 디자인 회사에서 아웃소싱(outsourcing)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기업들이 미국 애플사의 디자인 혁명을 본보기로 독자적 역량 강화를 위한 인소싱 방식으로 급선회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애플사의 경우 디자인 인소싱을 통해 제품 라인업을 ‘한 가지 디자인 컨셉트’로 통일시키면서 1억∼2억달러에 달하는 디자인 부가가치를 달성, 국내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96년 1조원이었던 국내 디자인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7조원까지 성장했으며 오는 2010년에는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경쟁력은 세계 14위 수준에 올랐으나 최근 디자인 인소싱 바람이 불면서 향후 3∼4년 내로 세계 10위권 진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제품의 라인업을 한 가지 디자인 컨셉트로 통일시키기 위한 디자인 인소싱 바람은 최근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와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중소기업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은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 합작 및 아웃소싱 형태에서 벗어나 국내 디자인 인력의 상당 부분을 직접 채용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특히 외부 디자인 전문회사 출신 인력을 영입해 독자적 역량 강화에 나서는 등 디자인 인소싱 강화에 승부를 걸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까지 국내외 디자이너들에 대한 스카우트를 통해 인소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패러글라이더 전문업체인 진글라이더는 지난 2004년 스위스 출신 디자이너 로버트 그레이엄과 손을 잡은 후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다. 송진석 진글라이더 사장은 유럽 출장 중 세계 최고 글라이더 브랜드 중 하나인 ‘어드벤드’의 디자이너 그레이엄을 우연히 만났고 적극적인 구애 끝에 그를 수석 디자이너 겸 부사장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현재 진글라이더가 만드는 제품의 40% 이상이 그레이엄의 손을 거쳐 전세계로 수출 중이다. 지난해에는 유럽, 일본, 미주 등 세계 70개국에 패러글라이더를 수출해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디자인 인소싱 바람은 다이어리 업계에도 스며들고 있다.
다이어리 업체인 프랭클린 플래너에서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손길로 윤동주의 서시를 양각한 다이어리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그 이전만 해도 해외 전문 디자인회사에 아웃소싱을 통해 디자인을 제공받았으나 이제는 인소싱을 통한 독자적 위상 정립에 나서고 있다.


홍익대 국제디자인 전문대학원 나건 교수는 “최근 국내 산업계의 디자인 경영 트렌드가 단순히 유명 디자이너와의 합작에서 벗어나 제품 구상단계에서부터 회사의 고유 디자인 정책을 잘 이해하는 내부 직원 및 해외인력 영입을 통해 통일화된 제품 디자인 컨셉트를 만들어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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