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인쇄용지업계 모처럼 웃었다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4.20 16:39

수정 2014.11.07 07:55



‘만성적 적자에서 흑자시대로….’

국내 주요 인쇄용지업체들의 1·4분기 영업실적이 전년 대비 일제히 흑자로 돌아서면서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연이어 단행한 제품 가격 인상 효과가 가시화된 데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공급 과잉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쇄용지업계 1·4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

17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주요 인쇄용지업체들의 1·4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실적 호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4분기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제지는 올해 같은 기간 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 1·4분기 매출액도 전년대비 29.9% 증가한 13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4억원에 그쳤던 무림페이퍼도 올 1·4분기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7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1390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8.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이엔페이퍼 역시 올 1·4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다음주 중 실적발표를 앞둔 한솔제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80억원대의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인쇄용지업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주요 인쇄용지업체들의 올 1·4분기 영업이익률은 5∼6%대에 달해 계절적 성수기인 지난해 4·4분기에 기록했던 4∼5%대의 영업이익률을 웃돌았다.

■하반기 실적 호전 본격화 기대

인쇄용지업계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건 지난해 10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가격 인상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쇄용지 업체들은 지난해 4·4분기 11%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올 2월에 5% 수준의 추가 인상에 성공했다. 제품가 인상분이 펄프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준이었다.

아직 주원료인 펄프가격이 불안정하긴 하지만 인쇄용지업계의 실적 회복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펄프가격이 완전히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최근 계속되는 원·달러 환율 강세는 인쇄용지업계에 상당히 우호적이다. 수출량이 늘어나 국내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반면, 환율 강세로 수입 인쇄용지의 국내 유입량이 줄면서 수급 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주요 업체들은 환율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수출 확대에 나설 태세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인 2·4분기를 앞두고 국내보다는 해외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월평균 2만2000t 정도였던 아트지 등의 수출량을 2만5000t톤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동안 업계의 발목을 잡던 펄프가격도 인도네시아산 하드펄프(MHW) 공급이 재개되는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여 업황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국제 유가 및 곡물가 상승으로 각종 부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지속하면서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최근 강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제 펄프가격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긴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산 펄프 벌목금지 조치 해지 이후 공급 재개가 본격화되는 6월 이후 국내 펄프가격도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dskang@fnnews.com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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