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병철 기자의 생생 이색직업] (32) 상업공간 인테리어 전문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18 17:24

수정 2009.12.18 17:24



“상업공간 인테리어 전문가는 단순히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닌 공간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종환 옴니디자인 대표(59)는 국내 상업 공간 인테리어 분야의 개척자다. 이 대표는 인테리어라는 용어가 국내에서 사용되지도 않던 수십년 전 이 분야 업무를 한국에 도입했다. 이후 인테리어 분야는 크게 주거공간과 상업시설로 나뉘고 상업 시설 역시 오피스, 매장, 병원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대표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상업 시설이 분화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상업 공간 인테리어라는 직업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며 “예를 들어 카지노, 병원 등은 제각기 그에 걸맞은 인테리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연출가였던 이 대표는 23살때쯤 자주 가던 다방에서 상업공간 인테리어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발견했다.
그는 진열대에 있는 음료 위치와 좌석배치 등 인테리어에 변화를 줬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당시 이 대표가 타깃으로 했던 음료는 월 30잔 정도 팔렸는데 인테리어를 바꾸고 나서 150잔으로 판매량이 늘었다. 그 이후 이 대표는 명동에 몇 개의 다방 인테리어를 담당하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1976년에는 지금의 카페와 비슷한 ‘장미의 숲’이라는 카페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그는 “당시에는 커피, 음식, 술을 한 곳에서 파는 곳이 하나도 없었다”며 “장미의 숲은 새로운 개념의 카페와 그에 걸맞은 디자인이 만나 현재 50∼60대는 한 번쯤 가봤을 만큼 유명했다”고 말했다. 그 후 이 대표는 한샘에 입사해 부엌가구 디자인, 광고 등을 담당했다.

하지만 1984년 지금의 옴니디자인을 세운 후 국내 상업공간 인테리어의 사관학교로 만들었다. 이 대표가 상업공간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이 대표는 “주택 인테리어도 해봤지만 상업공간 인테리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또 고객사와 소통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상업공간 인테리어 전문가는 고객사들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사가 원하는 매출과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논리적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미소니, 질 샌더 등의 매장을 디자인하고 지난 30년간 논현동, 청담동 등에 위치한 패션 매장을 비롯, 600여개의 리테일숍을 디자인했다.

최근 상업공간 인테리어는 고객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무조건 많이 팔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소비자들이 매장을 다 둘러볼 수 있게 동선 배치를 했는데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은 동선이 길면 구매를 꺼린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상업공간 인테리어 전문가를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신문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상업공간 인테리어는 상당히 전문적이고 특화된 분야이지만 전체적인 사회적 트렌드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 아닌 상업 시설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특성도 잘 파악해야 한다.
이 대표는 “향후 옴니디자인을 인테리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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