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인재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번 공채를 통해 현실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면서 "공채보다는 인맥을 통해 선후배들을 추천받아 유능한 인물을 식구로 뽑는 게 당사자나 회사에나 훨씬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며 앞으로 공채보다는 기존의 추천방식을 적극 활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11일 관련 기업들에 따르면 업종별 선두권의 중소·중견기업들은 연봉, 복지지원 등 객관적 조건이 뛰어나면서도 기존 대기업을 지향하는 구직자들의 왜곡된 인식 때문에 취업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건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가장 큰 재산이랄 수 있는 인재의 성장 가능성은 오히려 대기업에 비해 훨씬 유리한데도 세간의 이 같은 시각에 관련 기업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다산네트웍스. 통신 관련 장비를 개발, 제조하는 이 회사는 매년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공채로 활용하고 있다. 신입사원 초봉은 연봉 기준으로 2700만∼2800만원 정도로 각종 수당을 합하면 연 3000만원은 넘어설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매년 회사 이익의 일정 부분은 종업원들의 몫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 연봉은 훨씬 높다.
다산네트웍스 정재훈 인사팀장은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한 신입직원이 제출한 특허가 출원돼 실제 제품 개발에 활용되는 등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포용할 수 있는 것이 벤처기업이고 또 중소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연말께 10∼15명의 인턴을 뽑을 계획이다.
올해 10명가량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고영테크놀러지는 연봉이 2000만원대 후반이다. 이 회사도 지난해 본봉 기준으로 400%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회사 이익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11월 중 채용공고를 낼 계획인 누리텔레콤은 신입사원 연봉이 2000만원대 중반이지만 전세자금대출과 주택자금대출을 회사에서 무이자 대출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이미 중견기업을 넘어 새로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회사들의 채용조건은 주요 그룹 계열사와 다를 바 없다.
웅진그룹내에서 가장 대우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웅진코웨이는 신입사원 연봉이 인센티브를 제외하고 3400만원 수준이다. 이 외에 학자금 지원, 주택자금 이자 지원, 차량유지비 지원 등 복리후생조건도 뛰어나다.
이달 11일까지 공채를 진행한 교원그룹의 경우 대졸 군필자 기준으로 초봉이 연 3200만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대표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공부 잘하는 샌님보다는 공격적이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을 선호한다. 특히 조직에 순응하기보다는 엉뚱한 짓을 많이 해 일을 낼 사람, 진취적인 사람이 인재상"이라며 "젊은이들에게는 기회가 생명인데 수년이 지난후 어느 회사에서 근무한 사람의 몸값이 더 높을지는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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