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신영철 이사장 “산재 재활 강화로 직장복귀 빨라질 것”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31 16:58

수정 2014.11.06 23:07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10년 4월 한국산재의료원과 통합하면서 5000명의 인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이 됐다. 같은해 7월 근로복지공단의 수장을 맡아 근로복지공단의 통합을 주도한 신영철 이사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관료 출신이다. 노동부 행정사무관(행정고시 24회)으로 시작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정책심의관, 직업능력개발심의관, 고용정책실 실장 등의 핵심요직을 거치며 고용노동부 업무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다져온 신 이사장은 연륜 만큼이나 추진력도 단호하다. 신 이사장을 만나 공단의 의료사업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어봤다.

―올해 공단의 중요 사업 방향은.

▲지난해 공단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재의료원을 통합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올해 추진계획은 4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산재근로자가 산업현장에 복귀하는 시스템을 3년에 걸쳐 마련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공단이 산재보험을 운영하면서 산재보험 치료보상에 치중했다. 하지만 산재보험의 궁극적인 목표는 근로자가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는 산재병원 역할의 재정비다. 그동안 산재의료원이 산재환자를 위한 병원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이를 재편해 산재환자 중점병원이 되도록 하겠다.

세번째는 근로자들의 복지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다. 네번째는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업무를 개선해 일하기 쉬운 조직, 고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조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겠다.

―통합 이후 산재보험 직영병원이 됐다. 산재병원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이전에는 공단과 병원이 별도 운영됐다. 산재보험 지정병원이 전국에 5000개가 넘는다. 이전에는 산재의료원 산하 9개 병원도 5000개에 포함된 9개 병원이었다. 다른 병원과 다를 게 없었다는 것이다. 통합 후 산재보험 직영병원이 됐기 때문에 산재환자의 진료기능을 충실히 하는 쪽으로 발전시키겠다. 산재병원이 임상경험을 통해 표준진료지침을 만든다던가 새로운 재활진료 기법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또 공단에서 하는 직업재활과 병원에서 하던 의료재활을 연계하겠다. 그동안 요양과 재활이 분리 운영됨에 따라 직업복귀가 늦어졌다. 요양기간이 1일 늘어나면 직업복귀 가능성은 0.3배 내지 1.1배 감소하고, 재해 발생 후 6개월 이후 직업복귀 가능성은 50% 이상 감소한다. 따라서 병원에 있을 때부터 직업재활을 시작하면 그만큼 산업현장 복귀가 빨라질 것이다.

―산재병원이 발전하려면 우수한 의료진 확보가 관건이다.

▲맞다. 산재병원들이 주로 지방에 있기 때문에 의료진 확보는 중요한 문제다. 일단 올해 12월 완공을 마치는 대구재활병원의 우수 의료진 확보에 힘쓰겠다. 지금까지는 공모방식이었지만 앞으로 적극적으로 공단 내에 있는 인력들과 연계해 의료진을 추천받아 의료진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대구재활병원은 재활과 관련된 연구도 맡게 되므로 연구개발(R&D) 예산지원도 할 것이다.

산재병원은 그동안 적자경영을 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은 있나.

▲산재의료원에서 독립 운영을 하다보니 적자폭이 커졌다. 일단 올해는 병원장을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체제를 운영하겠다. 단기적으로는 병원 운영시스템이 민간병원에 뒤떨어져 있는 부분을 개선해 적자를 해소할 계획이다. 또 4월부터 토요진료도 진행한다. 토요일에도 산재환자가 발생할 수 있고 재활치료를 주말에 쉬게 되면 그만큼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경영적인 측면에서 원가분석을 통해 어느 부분에서 적자가 발생하는지도 알아내겠다.

물론 산재병원의 특성상 재활진료로 인한 적자부분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 부분은 기금으로 메울 것이다. 하지만 그 외에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적자는 없애겠다.

―건강보험은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산재보험은 어떤가.

▲산재보험 재정은 안정화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보험급여로 지출된 금액이 지난해 2% 밖에 안늘었다. 이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유족연금이나 장애연금이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제도가 올해 47년째인데 오랫동안 운영하며 재정적으로는 안정됐기 때문에 기금은 충분하다.

―공단과 병원의 통합은 얼마나 이뤄졌나.

▲아직 진행중이다. 앞으로 공단과 병원 직원을 서로 교차시켜 업무를 보게 할 생각이다. 병원에 공단직원이 나가서 심사하고 의사가 공단에 와서 자문하는 형식이다.
또 올해 교차교육도 준비돼 있다. 공단은 병원 경영, 병원은 산재보험에 대한 교육을 받고 더 원하는 사람은 전문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이 단계가 지나면 현재 물리적 통합단계를 지나 생물학적 통합이 이뤄질 것이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신영철 이사장 약력 △54세 △충북 청원 출생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제24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장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심의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 기초생활보장심의관 △고용노동부 직업능력개발심의관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 실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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