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웅진 “‘중기 적합업종 제도’ 지켜본자”..사업방향 고심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17 21:47

수정 2011.07.17 21:47

정수기 사업이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와 웅진코웨이가 최악의 경우 국내 정수기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중소기업의 중견기업화를 장려하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가 오는 9월부터 시작하는 제도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속하는 사업에는 대기업이 신규 진출할 수 없으며 제도 시행 전에 진출한 대기업은 국내 사업을 포기하거나 사업 확대가 불가능하게 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진입할 수 없는 대기업은 '재벌기업'으로 분류되는 공정거래법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총 55개 그룹사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사업에 의욕적으로 진출한 바 있는 LG전자와 웅진코웨이가 정수기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포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당 사업의 방향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LG전자와 웅진코웨이는 각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5개 그룹사에 속하는 LG(6위), 웅진(38위)의 계열사다.
이에 따라 오는 9월께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정수기 사업의 확대가 어려워지고 최악의 경우 사업에서 철수해야 한다.

특히 LG전자는 9월 정수기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현재 인력 구성이 진행 중인 방문 판매를 포기해야 할 뿐 아니라 국내 시장 철수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09년 4월 정수기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정수기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방문 판매를 시작, 국내 정수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정수기 사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현재 LG전자는 인도 시장에 정수기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정수기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될지는 지켜볼 문제"라며 "LG전자는 처음부터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기존 가전제품을 판매해온 해외 유통망에 기술력을 더하면 해외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대상 대기업에서 제외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취지는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자는 것이며, 웅진코웨이는 과거부터 국내 정수기 시장을 만들고 확대시켜왔기 때문에 그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웅진코웨이가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청호나이스 등 2위권 중소기업도 성장 후에는 시장에서 퇴출돼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사리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사업을 진행하는 대기업은 해외 시장 등에서 방법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성장 기반이 된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하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oddy@fnnews.com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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