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힘들어도 웃으며 일합시다”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8.22 17:47

수정 2014.11.05 13:15

재계에 웃으며 일하자는 '펀(fun) 경영'이 퍼지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분위기가 침체되자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자는 취지로 펀 경영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사장단은 최근 서울종합예술학교 신상훈 교수를 초청해 '유머가 이긴다'는 내용의 강의를 들었다. 신 교수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먼저 망가져야 상대방이 편안해진다며 삼성 사장단에 조언했다. 이 강의를 들은 대다수 사장들은 신 교수의 강의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반도체 가격 폭락, 애플과의 특허전쟁, 구글의 휴대폰 제조업 진출 등 대외적인 견제가 거세지는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현장경영으로 내외부적인 긴장의 강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웃으며 여유를 찾자는 취지의 이번 강의가 삼성 최고경영진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펀 경영의 중요성을 알리는 이번 강의가 각 계열사의 경영에 직접 반영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들에게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는 내용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스코는 전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공모하는 '배꼽을 훔쳐라'라는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웃음을 통해 직원의 건강을 증진하는 한편 유연하고 활기찬 업무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 공모전의 취지다.

포스코는 지금도 매일 오전 사내 방송을 통해 아침 체조 직후 1분간 웃는 '웃음 시간'을 통해 직원들이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2011년 칼맨(KALMAN)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직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 행사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노래, 춤, 악기 연주 등의 장기자랑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내수 경기도 침체되고 있어 웃을 일이 많이 사라졌다"며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펀 경영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