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A/S 엉망 수입차 결국 소비자 등돌려

김수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28 17:20

수정 2012.11.28 17:20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수입차 전문 사설 정비소에 정비를 위해 입고된 차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수입차 전문 사설 정비소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일본차만 전문으로 하는 정비소도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수입차 전문 사설 정비소에 정비를 위해 입고된 차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수입차 전문 사설 정비소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일본차만 전문으로 하는 정비소도 있다.

28일 수입차 매장 일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자동차정비소.

평일임에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다양한 모델의 수입차가 줄지어 서있었다.

수입차 브랜드 직영 정비소가 아님에도 국내 유명 수입차주들이 수리를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수입차 전문 정비소로 알려진 이곳은 최근 늘어난 손님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K정비소 사장은 "과거에는 일반 정비소로 운영했지만 최근 수입차들이 늘어나면서 인력을 대거 보강해 수입차 전문 정비소로 바꿨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는 K정비소 같은 수입차 전문 정비업체를 쉽게 볼 수 있다.

브랜드 전용 정비소는 부품과 공임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입차 전문 정비소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델을 더 특화시켜 '일본 수입차만 전문'으로 하는 곳까지 있다.

K정비소 사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업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다"면서 "수입차 전문 정비소를 운영하려면 수천만원짜리 '진단기' 구비는 필수적인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를 갖춰놓고 수입차를 수리하는 게 이득이 남는다"고 말했다.

고객들도 수입차 전문 정비소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이날 K정비소에서 만난 박상우씨는 "엔진오일이나 부품을 교체할 때는 물론 정기점검을 받으러 갈 때도 수입차 전문 정비소를 찾는다"며 "엔진오일의 경우 브랜드 전문 정비소에서는 30만원을 받는 반면 수입차 전문 정비소는 10만원이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무상보증기간이 끝난 후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다른 부품 교체도 이곳이 훨씬 저렴하고 서비스 품질도 브랜드 전문점이나 이곳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고객은 신뢰성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김지혜씨는 "우선 이곳 정비소는 오랜 기간 거래를 해온 곳이라 이상이 생기면 다시 정비를 해준다는 신뢰가 생겼다"며 "만일 큰 규모의 정비를 해야 하는데 수입차 전문 정비소에서 부품을 못 구해 정비를 못하게 되면 브랜드 전문 공식 정비소로 가라고 설명해주기 때문에 불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변속기나 브레이크 패드 등 여기서 사용하는 부품들은 전부 정품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신뢰가 깨지면 거래를 지속할 수 없는 만큼 이 업체도 제대로 된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입차 전용 정비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판매사들이 제대로 된 사후관리(AS)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들은 사설 전문 정비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차 판매량이 증가세인 만큼 앞으로 수입차를 전문 사설 정비소에 맡기는 현상은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박지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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