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T-50’ 美 수출길 열린다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09 16:47

수정 2014.11.06 14:37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T-50' 미국 수출길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T-50은 한국 공군의 초음속 고등훈련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열린 미국 상공회의소 초청 행사에서 록히드마틴사가 T-50의 미국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소식통은 "미국 공군훈련기의 교체 시기가 곧 도래하는 상황에서 록히드마틴사가 KAI의 미국 진출 지원의사를 확실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수출 물량은 현재 최소 350대 정도가 기대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10조원 규모다.

사실 록히드마틴사는 T-50 개발 단계부터 참여했다. KAI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사는 T-50 전체 개발비(2조2000억원)의 13% 정도를 투자했다. 조건은 해외 수출 공동 마케팅과 공정 분담(주날개 생산 권리)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해외 수출 공동 마케팅만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KAI 관계자는 "공정 분담의 경우 록히드마틴사가 제시한 금액이 너무 높아 가격경쟁력을 낮추는 차원에서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로 인해 우리 정부에서 일단 록히드마틴사의 개발투자금 상당 부분과 권리 회수에 대한 비용을 미리 보상해줬다"며 "KAI가 이를 다시 정부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T-50 해외 수출은 록히드마틴사의 금전적 이득과 직결된다. 록히드마틴사는 T-50 해외 수출 시 대당 2억원을 투자비 회수 명목으로 받아간다. 최대 100대까지 유효한 계약인 만큼 록히드마틴으로서는 2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진출 시 추가 이득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의 경우 규정상 해외 제품 수입 시 50% 이상을 미국 부품으로 사용해야 하며 최종 조립도 현지에서 이뤄져야 한다. KAI 관계자는 "현재 생산 체제에서 추가로 미국 부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미국에서 최종조립을 해야 하는 만큼 록히드마틴 입장에선 추가 수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로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T-50 미국 수출 사업이 추진될 듯싶다"며 "아직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AI는 현재 민영화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금액 등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무산된 상태다.

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는 매각작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당초 지난 3월쯤 KAI 매각 관련 주주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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