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회 국제 지식재산권·산업보안 컨퍼런스] “특허 분쟁, 불황일수록 많아..아시아 차원의 공동 대응책 만들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2 17:15

수정 2013.05.22 17:15

▲ 파이낸셜뉴스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22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서울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파이낸셜뉴스와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22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서울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지식재산의 중요도가 날로 커지면서 향후 특허침해, 상표권소송 등 지식재산과 관련한 법적분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국 등 주요 특허 선진국에서 종결됐던 지재권분쟁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아시아 차원에서 글로벌 특허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패널토론에서 제기됐다.

■"경기 불황일수록 특허분쟁 늘어"

22일 서울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무궁화홀에서 진행된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컨퍼런스'의 오전 세션에선 경기가 나빠질수록 지식재산 관련 분쟁이 늘어나고, 특히 아시아권의 지재권 분쟁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허 선진 5개국인 IP5(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의 특허 출원 건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존 보크노빅 회장은 "2009년부터 특허 선진 5개국(IP5)의 특허 출원이 많아지고 있어 향후 기업들의 특허소송이 아시아권에서도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특허만 가지고 권리만 행사하는 업체들을 과거에는 특허괴물(Trolls)이라고 불렀으나 이제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특허행사자(PAE)라고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어려울 때 소송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보크노빅 회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많을 때는 돈이 필요해 권리 행사가 필요하다"면서 "북미지역에선 경제 대공황기에 다른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소송이 있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자연현상에 발명성까지 더해져야 특허"

지식재산 소송이 늘어나면서 소송 당사자들의 지식재산 권한의 영역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도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지식재산의 내용이 복잡해지면서 따져야 할 변수가 늘어나면서 같은 사건을 두고서도 하급법원과 상급법원 간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저작권법상 권리가 언제 소멸될 것으로 보는지, 필수표준특허(SEP)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놓고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과 미국 연방대법원 간 특허의 범주에 대한 이견이 오가는 상황이 최근 들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CAFC는 주로 2심사건을 맡고, 미국 연방대법원은 우리나라 대법원과 유사하게 3심을 맡고 있다.

맥매니스 워싱턴대학 교수는 메이요사와 프로메테우스사 간의 특허 소송을 예로 들었다. 이 사건은 프로메테우스사가 환자에게 먹이는 약의 복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에 대한 특허를 청구하자 메이요사가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사는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에 투여하는 약인 싸이오퓨린에 대한 복용량을 조절해 병에 효과를 보도록 하는 방식을 특허로 청구했다. 이 약은 너무 적게 투여하면 효과가 없고, 과다 투여하면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

1심에선 메이요사가 이겼지만 CAFC는 판결을 뒤집어 프로메테우스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 판결은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자연적인 현상까지 특허범위로 포함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맥매니스 교수는 "대법원은 자연법칙을 독점하려는 취지에서 단순히 절차를 기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명적인 개념이 추가돼야만 특허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면서 "단지 관찰이라는 것 자체로는 자연현상을 지켜본 것에 그치므로 특허성 없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차원 공통 해결 기준 마련해야"

이날 패널토론에선 아시아지역의 지재권 분쟁도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 기업과 국가 차원의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삼성과 애플의 소송을 기점으로 지재권 분쟁에 대한 합리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지재권 분쟁이 있을 경우 비용면에서 불리한 중소기업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황 교수는 "앞으로 양날을 가진 특허권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을 키우는 경제적, 법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아시아 차원에서 공통 분쟁 해결기준을 마련하고 지식재산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맥매니스 교수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특허가 중요한 시장에서는 중소기업들의 미래도 밝다고 본다"면서 "소송비용이 부담인데 중소기업이 소송분쟁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크노빅 회장은 "캐나다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선 소송을 당하지 않을까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면서 "핵심은 창의력인데 만약 최고의 제품이나 서비스라면 더 낮은 비용으로 훨씬 더 잘 보장받을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양형욱 기자(팀장), 박범준 기자(사진팀)김기석 김성환 이병철 김호연 예병정 서혜진 성초롱 김유진 박지현 기자, 박지애 박종원 윤지영 신아람 이환주 이다해 고민서 정상희 박세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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