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회 국제 지식재산권·산업보안 컨퍼런스] 지재권 선진 5개국 주도로 ‘글로벌 특허시스템’ 만들라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2 17:22

수정 2013.05.22 17:22

[3회 국제 지식재산권·산업보안 컨퍼런스] 지재권 선진 5개국 주도로 ‘글로벌 특허시스템’ 만들라

특허 선진 5개국(IP5, 미국·일본·중국·유럽·한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특허심사정보시스템(GD, Global Dossier)' 구축이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지식재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궁극적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글로벌 특허를 출원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특허소송 시 직접 각국 법원을 찾아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전자 커뮤니케이션시스템' 구축과 크로스라이선스(특허 상호실시 허락) 확대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존 보크노빅 세계지식재산보호협회(AIPPI) 회장은 22일 서울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1층 무궁화홀에서 열린 '제3회 국제 지식재산권 & 산업보안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크노빅 회장은 "지난 2009년 이래 전 세계 특허출원의 80%가량을 차지하는 IP5에서 특허분쟁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따라서 특허선진국 간 특허 풀 마련과 크로스라이선스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현재 IP5가 '글로벌 특허심사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 제도는 조화를 통한 특허취득 방식으로, 각 나라에서 진행 중인 특허심사 정보를 언어장벽 없이 볼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국가 전체의 공통된 지재권 분쟁 대응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크노빅 회장은 "미국과 유럽 중심의 특허소송 양상이 한·중·일 동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따라서 아시아 차원에서 글로벌 특허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황 고려대 교수도 "양날을 가진 특허권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을 키우는 경제·법적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아시아 차원에서 공동으로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하고 지식재산환경 변화에 유연히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식재산은 보호하기보다 필요 시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카바야시 류 와세다대 교수는 "특허권을 강력히 보호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던 시대는 갔다"며 "정보의 디지털화 등 지식재산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특허침해소송 제기로 이익을 얻으려는 사회적 병리현상까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호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일본의 경우 소니와 파나소닉이 싸우는 건 상상할 수 없고 서로 화해를 통해 푼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식재산은 보호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쏟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지식재산 침해 소송금액이 너무 낮아 건전한 지식재산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영준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특허침해로 인한 소송 시 청구금액 대비 배상금액이 10%밖에 안 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소송에서 이겨도 배상금액이 5000만원에 불과한 데 비해 미국의 경우 180만달러. 일본 26만달러, 프랑스 234만달러 등으로 높아 배상금액 산정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기석 국가지재위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은 "특허등록 세계 4위인 우리나라는 매년 로열티 적자가 6조원이고, 정부가 낸 특허의 80%가 장롱특허"라며 "이는 지식재산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건전한 지식재산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의 지재권 분쟁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보험상품과 창조적 제품 개발 등이 제시됐다. 찰스 맥매니스 워싱턴대 교수는 "특허가 중요한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의 소송 분쟁을 위한 보험상품이나 공동대응 등이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크노빅 회장은 "캐나다의 중소기업들이 미국에서 소송을 당하지 않을까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걸 봤다"면서 "그러나 중소기업이라도 창조적 제품을 만든다면 미래는 밝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별취재팀 양형욱 기자(팀장), 박범준 기자(사진팀)김기석 김성환 이병철 김호연 예병정 서혜진 성초롱 김유진 박지현 기자, 박지애 박종원 윤지영 신아람 이환주 이다해 고민서 정상희 박세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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