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유통 대기업들, 온누리상품권 구매 ‘짠돌이’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25 11:20

수정 2014.11.03 11:13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등 유통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이 '온누리상품권' 구매에 비교적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실(새누리당·대구 서구)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추석(9월22일 현재)까지 4년간 20대 기업들의 온누리상품권 누적구매실적 자료를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결과 신세계그룹이 이 기간 60만원을 구매, 대상 기업중 가장 적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인 이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역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 역시 4년간 총 4억5600만원 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20대 기업 중 13위를 차지했다.

계열사를 통해 24시간 편의점인 GS25와 SSM 등을 운영하고 있는 GS그룹도 10억2090만원 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사들여 11위에 머물렀다.

이들 외에도 금호아시아나(8020만원), CJ그룹(1640만원), LS그룹(520만원), GM대우(280만원)도 상대적으로 구매액이 적어 16~19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4년 동안 삼성그룹은 총 2423억3320만원 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20대 기업 중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767억7060만원), LG그룹(320억1650만원), SK그룹(184억3200만원), 포스코그룹(116억3460만원)도 4년 동안 100억원 이상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김 의원과 중기청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발행금액은 2009년 200억원에서 900억원(2010년)→2400억원(2011년)→4000억원(2012년)→5000억원(2013년 계획)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전통시장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중 온누리상품권 수요가 가장 많은 추석의 경우 올해에는 20대 대기업이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664억원 어치를 구매해 목표 달성에 한참 못미쳤고 이때문에 제기능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2009년 온누리상품권이 출시되자마자 대기업들이 구매를 대폭 확대하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들과 더불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기업의 연간 구매액이 지난해 2056억원에서 올해 989억원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통시장 지원정책도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포인트제를 도입하고, 보급률이 저조한 전자상품권의 이용을 증가시켜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IT(정보기술) 기기, 모바일 서비스 등의 지원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전통시장을 고사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온누리상품권을 5억원 이상 대량 구매 할 때에는 기업 로고를 상품권에 반영해 자사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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