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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 ‘미분양 대란’ 오나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6 22:29

수정 2014.11.06 00:53



이달 중 용인과 수원 광교신도시,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 총 6000여가구가 한꺼번에 분양된다. 일시에 대규모로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적체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신규 미분양 발생 가능성도 높아 수도권 분양시장이 더욱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이달 중 용인, 광교신도시, 평택, 오산세교지구 등 경기 남부지역 총 8곳에서 6296가구를 집중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대부분 중대형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데 비해 수요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분양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대형 대거 미분양 예고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중대형 아파트다. 특히 이미 미분양이 많이 늘어난 용인, 평택 등에서 분양되는 중대형 물량의 대부분은 주인을 찾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용인에서는 2개 단지에서 분양이 이뤄진다. 고려개발이 성복동에서 공급하는 것으로 1차 476가구(113∼159㎡)와 2차 838가구(131∼320㎡) 총 1314가구나 된다. 아직 분양가가 확정되지 않아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지만 이 중 중대형만으로 이뤄진 2차 분양물량은 특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장의 관측이다.

오산 세교지구에서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하는 1060가구(127∼188㎡)도 중대형 비중이 높아 미분양 발생 가능성이 높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센터장은 “용인 성복동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대형건설사 물량도 대거 미분양으로 남아 추가 분양 때 중대형은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수원 외곽인 구운동이나 서울지역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평택 청북지구, 오산 세교지교 등지의 분양물량도 현지 실수요가 붙지 않으면 사실상 쉽게 분양을 마무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교신도시 유일하게 성공 예감

울트라건설의 광교신도시 첫 공급분(1188가구 112∼232㎡)은 이달 하반기 분양물량 중 유일하게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분양가 심의가 진행되면서 수원시와 건설사 간에 이견이 커 또다시 분양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울트라건설은 무조건 이달 중 분양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분양가를 3.3㎡당 1317만∼1398만원에 책정해 분양승인을 신청했지만 수원시는 3.3㎡당 평균 1280만원 선으로 인하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울트라건설 관계자는 “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권고안보다 최대한 분양가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분양 연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 수요조사를 해보면 3.3㎡당 1300만원 선에 분양해도 분양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해야

가을 분양시장을 여는 이달 분양물량이 대거 미분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가을 아파트 분양시장에는 비관론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메릴인치 인수 등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충격파로 대출규제 완화 등 수요 진작책이 더욱 연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나비에셋 한광호 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은 수급요인 등 내부 변수보다는 금리 등 거시경제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정부의 규제완화 지연 등으로 심리적 위축이 심화돼 신규 분양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소장은 “경기 침체가 심화될수록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인다는 생각은 버리고 실수요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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