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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수난시대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8 21:36

수정 2014.11.06 00:27



"지난해 말까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집값이 오른다고 전망했어요. 도대체 맞는 적이 없다니까요. 부동산은 그냥 느낌만으로 전망하는 것 같아요."(한양대 J교수)

"부동산 전문가들 전부 자기들 밥상 마련하고 정보 흘려서 이익 챙기는 하이에나입니다. 더 이상 정부에 속지 마시고 똑똑한 국민 되세요."(인터넷 포털 '다음' 부동산 토론 게시판)

부동산 전문가들이 최근 수난을 겪고 있다. MB정부가 들어서면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시작될 것이라던 전망이 틀렸다고 비판을 받고 최근엔 건설업자들 편에서 규제완화와 집값을 올리기 위해 정보를 조작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에 대한 이런 비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집값이 예상처럼 오르지 않자 전문가들의 수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절정은 지난 16일 모 방송사가 내보낸 '건설족 전성시대 열리다'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방송은 국내 내로라하는 부동산 전문가와 건설 연구소들은 객관성이 전혀 없이 건설업계의 이익에 기생하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전문성을 앞세워 정부 자문 등을 맡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관여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다시 돈벌이를 하는 파렴치범으로 묘사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에 울화통이 터진다고 항변한다. 특히 방송에 대한 편파적인 보도가 자신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답답해 하고 있다. 일방적인 내용이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가령 이 방송은 한 민간건설연구원이 건설업계를 위해 부동산 경기 전망을 마사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규제완화를 요구하기 위한 전제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이 건설사들의 모임인 건설협회가 만든 연구기관이란 전제도 깔았다.

하지만 이는 다소 일방적인 해석인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오히려 '부동산값이 많이 오른다'는 전망이 시장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수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상승폭을 하향 조정한 것은 오히려 건설업계엔 도움이 안되는 행위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부동산 전망이 틀리는 이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부동산시장은 전통적으로 정부 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시장이어서 예측이 어렵다. 수급요인 등 경제적 논리로 설명을 아무리 해도 정부 정책 한 방이면 시장 분위기는 한순간 달라진다.


강남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시장에서 알아서 거른다"면서 "전문가들을 마치 점쟁이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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