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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폭탄 터지나’ 금융권 긴장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6 21:16

수정 2014.11.05 11:05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만기가 돌아온 부동산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시행사가 갚지 못해 은행에 초단기 대출로 전환하거나 리파이낸싱(차환이나 재융자) 목적의 ABCP로 ‘돌려막기’ 하는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부도위험이 큰 낮은 신용등급(BBB+이하) 비중이 평균이상 등급(A이상)보다 2.2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경기 침체가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

■시장 ABCP 매입 포기…은행에 직격탄

16일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차환이나 재융자 목적의 리파이낸싱 ABCP물량이 9월 현재 372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소가 각 신용평가사로부터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의 경우 리파이낸싱 목적의 ABCP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1350억원의 리파이낸싱 ABCP가 발행됐고,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총 2조2697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ABCP가 발행됐다.

또한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선 박상돈 의원(자유선진당)은 “2008년 4월부터 8월까지의 ABCP 목적별 발행규모를 보면 총발행액 3조7848억원 중 50%인 1조8971억원이 리파이낸싱(돌려막기)을 목적으로 발행됐다”며 “금감원은 PF대출 ABCP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PF대출에 관련된 ABS와 ABCP 만기연장 방안 등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시중은행 자산유동화부의 모 부부장은 “과거 2005년 이전까지는 리파이낸싱 목적의 ABCP 발행이 없었다”며 “최근 리먼 파산 이후 채권시장 메커니즘이 망가짐에 따라 ABCP 거래가 안 돼 시행사들이 차환목적의 은행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건설사는 기존의 ABCP 거래마저 채권시장 한파로 막히자 ABCP 차환발행을 포기하고, ABCP의 만기(3개월)에 맞춘 초단기 대출에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프로젝트금융부 관계자는 “ABCP를 대출로 전환할 경우 기존 ABCP 발행에는 없었던 원화유동성 비율, 대손충당금 적립 등 2가지 부담이 늘어나 대출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위험 PF ABS 비중이 2.2배 많아

한편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공성진 의원(한나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통 만기가 2∼3년만에 돌아오는 PF ABS 발행액을 합산한 결과 지난 2005년 이후 12조5655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아파트단지 건설현장의 사업성을 담보로 발행된 PF ABS가 만약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지속될 경우, PF ABS에 대해 시행사, 시공사들은 채권 금융기관에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2005년 이후 발행된 PF ABS 발행총액 중에서 최근 미분양 사태로 부도위험이 큰 신용등급 BBB+ 이하가 8조2619억원이나 돼 평균이상(A 이상)의 3조7406억원보다 2.2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분양으로 PF 사업장이 부실화돼 PF ABS 리스크도 커짐에 따라 최근 시공사, 시행사도 자기자본으로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시공, 시행사도 부실이 많아 은행이 부동산 PF시장을 짊어지고 가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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