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지방 아파트 전셋값 이례적 급등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19 22:29

수정 2014.11.05 10:59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아파트 전셋값이 이례적으로 오르고 있다.

전셋값은 주택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격이 뒤따라 상승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지방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현재의 시장상황과 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방에서 집장만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이 최근 금융불안으로 인해 집값 하락폭이 계속 커지자 대거 전세로 돌아서면서 지방 곳곳에서 소형아파트 위주로 전셋값이 급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부산 북구 일대는 최근 들어 전셋값이 무려 15%나 상승했다. 화명동 도시그린 69㎡는 전셋값이 보름 만에 최대 750만원(15.7%)이나 올랐다. 또 만덕동 현대도 전셋값이 보름 만에 79㎡가 300만∼500만원이나 급등했다. 도시그린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도시그린 69㎡, 83㎡는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으면서 매물이 아예 없는 상태”라며 “북구 지역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을 싸게 팔고 전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시 일대도 전셋값이 보름 새 5% 안팎까지 올랐다. 거제시도 신현읍 일대 전셋값이 300만원 이상(2.7%) 오른 상태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대전 서구 월평동 전원아파트는 보름 새 무려 1000만∼1500만원이 급등했다. 이달 초 1억1500만원이던 102㎡가 보름 새 1억3000만원까지 올랐는데 매물이 아예 없다. 이 단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내리니까 집을 사려던 사람도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수요가 엄청나게 몰리고 있다”며 “전세물건이 달려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전셋값 급등 현상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 수요라기보다 기존 매매시장에서 거꾸로 붕괴돼 내려오는 수요가 많아서다.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지방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집값과는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오히려 매매수요가 전세로 내려앉으면서 집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