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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부동산 ‘거래가뭄’에 단비?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27 21:10

수정 2014.11.04 20:0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대폭 인하함에 따라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건설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조정은 인하폭이 0.75%포인트로 당초 예상보다 커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 한 푼의 현금이 아쉬운 건설사들에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비’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단순히 금리인하만으로는 총체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택 매수심리 살아날지가 관건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파격 인하’는 전체 경제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주택시장은 수요자 대부분이 금융대출을 이용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금리는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이며 기존 대출자는 물론 신규 대출자에게 미치는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내리면 담보대출 등의 대출금리가 상당폭 떨어지게 된다”며 “이럴 경우 중도금이나 잔금의 이자 부담이 줄어 그동안 고금리로 내집 마련을 미뤘던 수요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가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뜻 매수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Y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상당폭 내린다고 해도 당장 구매심리가 되살아나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현재의 상황은 경제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금리가 떨어지면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집값이 상승 탄력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대출자들의 매물이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폭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 유동성 위기에 다소 숨통 트일 듯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건설업체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실장은 “건설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번 조치는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한은의 정책금리 인하가 일반 은행의 시중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형 건설업체 K사 관계자는 “변동금리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되는 등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고금리로 인해 중도금이나 잔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번 파격적인 금리인하는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은행권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자기들 곳간부터 채우려고 하기 때문에 건설업체에 대출한 수많은 PF금융에 대해 금리를 인하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금리정책의 성공 여부는 은행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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