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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어 못짓는 아파트 2배 늘었다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09 21:45

수정 2008.11.09 21:45



미분양과 금융권의 대출중단 등으로 공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는 아파트 건설현장이 올 들어 2배로 급증했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는 건설업체가 지난달 말 까지 300개사가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라면 자금 수요가 몰리는 연말에는 건설사 자금난 후폭풍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부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9일 대한주택보증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분양보증 사고가 난 아파트 건설현장은 43곳 1만434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현장 수(22곳)로는 96%, 가구수(6151가구)로는 133% 늘었다. 분양보증 사고는 민간 주택사업 시행사가 부도 또는 파산하거나 공정률이 당초 예정보다 25% 이상 늦어져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분양이행을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또 당초 계획에 비해 공정률이 15% 이상 늦어져 주택보증이 특별관리하고 있는 사업장도 지난해 10월 50곳 1만971가구에서 지난달에는 79곳 2만3952가구로 급증했다.
이 중 공정률이 20∼25% 지연된 ‘관리’ 사업장은 지난해 21곳 4999가구에서 올해 43곳 1만171가구로 2배 이상 늘었다. 공정이 15∼20% 지연된 ‘주의’ 사업장도 29곳 5972가구에서 36개 현장 1만3872가구로 증가했다.

대한주택보증 이상범 사장은 “사업장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보증사고 사업장이 지난 9월에 비해서는 약간 줄었지만 공사지연 현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분양보증 사고는 대부분 시행사의 부도나 파산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업계의 자금난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분양 및 자금난으로 인한 건설사 부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부도난 건설업체는 총 328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3개)에 비해 47.1%나 늘었다. 하루에 한개 이상의 건설사들이 도산한 셈이다.

지난 4월 34개의 건설사가 부도처리된 후 5월 32개, 6월 36개, 7월 35개, 8월 36개, 9월 29개를 기록하다 지난달에는 올해들어 월별 최대인 48개가 쓰러졌다. 이 중 종합건설사는 10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89개에 비해 18.0%늘었고 전문건설업체는 223개로 지난해 134개에 비해 66.4%나 급증했다.

특히 최근 1∼2년 새 건설사 부도는 중견업체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시공능력평가 120위인 우정건설이 부도처리됐고 4월에는 신구건설(169위)과 해중건설(182위)이, 10월엔 이앤씨건설(179위) 쓰러졌다.

대한건설협회 조준현 균형정책실장은 “미분양 아파트 적체와 함께 공사 물량은 한정돼 있는 데 비해 업체 수는 과다해 수주 경쟁이 심화됐고 특히 최저가 공사를 수주한 업체들이 적자가 커져 부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도를 낸 우정건설은 2006∼2007년 사이 수주한 최저가낙찰제 공사가 11건, 동산건설은 4건에 달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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