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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어음 대란’에 떤다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2 21:15

수정 2008.11.12 21:15



‘건설사 유동성 위기, 이제부터 시작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던 신성건설이 12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연쇄도산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건설사 유동성 위기의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만기가 도래하는 ABCP를 상환하지 못한 채 가까스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ABCP 물량이 대규모로 쌓여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ABCP는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주된 방법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ABCP 만기 물량은 2조592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 가운데 대부분이 3개월 리볼빙(만기 연장)된 상태다.
또 11월에는 1조5485억원, 12월 1조5345억원의 ABCP가 만기도래한다. 내년에도 1월 6110억원, 2월 1805억원, 3월 1조146억원 등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유동성 문제가 맞물리면서 ABCP 상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상 3개월 단위로 리볼빙되고 있는 ABCP 만기 규모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 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리볼빙된 ABCP는 내년 1월에 다시 만기가 도래하는 데 이렇게 될 경우 내년 1월에는 ABCP 만기 물량이 2조6000억원을 웃돌고 내년 2월과 3월에는 각각 1조6000억원과 2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로서는 금융시장이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 미분양 문제 등으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만기도래한 ABCP를 상환하기는커녕 차환(롤오버)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또 부동산 ABCP 물량을 받아주던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이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도 건설사 유동성 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한편 건설업계 41위인 신성건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이날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신성건설 측은 "기업 정상화를 도모하고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신성건설은 현재 회사채 1400억원, 금융기관 대출 1200억원 등 2600억원 정도의 채무가 있으며 이 중 오는 28일이 만기인 회사채 300억원과 내년 5월이 만기인 회사채 350억원 등 총 650억원 규모의 채권 조기상환 압박을 받아 왔다.
신성건설은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일 경우 법정관리인이 선임되고 3개월 내 채권자 동의를 받아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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