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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부채 1000% 넘는 건걸사 7곳”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2 21:37

수정 2008.11.12 21:37



건설사 유동성 위기의 핵심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이다.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ABCP 발행을 통해 레버리지를 지나치게 높게 일으켰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시한폭탄’과 같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대출(론)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ABCP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ABCP는 만기가 3개월 정도로 짧다. 따라서 건설경기 호황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ABCP가 지금처럼 부동산경기 침체와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건설사들의 목을 죄고 있다.

■건설사 과잉 레버리지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3년 5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ABCP 발행잔액은 총 15조3567억원에 달한다. 이 중 투자 부적격인 신용등급 BBB- 이하의 ABCP 잔액은 1조2500억원 규모로 전체 발행잔액의 8%를 넘어섰다.
ABCP 잔액 규모는 건설사들이 과잉 레버리지를 일으킨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원은 “신용등급 BBB- 이상 41개 건설사의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은 평균 189%에 불과하지만 PF 우발채무를 포함한 수정 부채비율은 429%에 달한다”며 “특히 수정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는 건설사도 7개나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부채비율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분양이 급증하고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현금흐름은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로 이미 돌아서 상황이 180도 바뀌지 않는 이상 건설사 부채비율이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ABCP 만기물량

건설사들이 상환하거나 차환(롤오버)해야 하는 ABCP 만기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그나마 우량한 건설사들만 만기 도래한 ABCP를 ‘돌려 막기’를 할 수 있을 뿐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마저 벅찬 상황이다. 신성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서 보듯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미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1월에 13개 건설사에 만기도래하는 ABCP 규모는 1조5485억원에 달하고 12월에는 18개 건설사에 만기도래하는 ABCP 규모가 1조5345억원이다.

이처럼 매월 ABCP 만기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ABCP를 살 투자주체는 점점 사라지고 있어 건설사 연쇄도산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멈춰 섰다”며 “극단적인 리스크 회피 때문에 건설사 ABCP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PF가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사실상 부동산 PF 문제의 핵심은 부동산 ABCP”라며 “ABCP의 경우 만기가 3개월 정도로 매우 짧아 자주 손바뀜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건물 지을 땅과 건설사 보증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한 만기가 짧은 증권이다. 따라서 건설이 끝나고 분양이 될 때까지 긴 기간을 계속 재발행하면서 연장해 나가는 게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은 ABCP로 건설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 건설사업이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가능하게 됐다.

/grammi@fnnews.com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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