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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지분매각,건설사 자금난 해소 도움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7 21:32

수정 2008.11.17 21:32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철도㈜의 건설사 보유지분을 재정과 공공기금을 투입해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금융불안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건설사들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국제공항철도의 민간건설업체 지분은 8300억원 규모로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해당 건설업체의 유동성 확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사업은 추진하기 전에 통행량 수입과 주변 개발에 따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익성을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에서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통행료 등을 책정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지분 매각을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올 들어 유동성 위기로 건설업체가 경영난에 봉착한 상황에서는 민자 SOC 지분 매각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그야말로 ‘구세주’나 다름없다고 건설사들은 말한다.

하지만 이번 매각 협상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인수하게 될 한국인프라2호투융자회사는 산업은행 등이 지분을 참여해 만든 펀드인 데다 연기금과 산업은행을 동원해 인천공항철도의 지분을 인수할 경우 부실회사에 대한 재정 및 공공기금의 투입을 두고 특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공항철도는 지난해 1단계 구간(인천공항∼김포공항)이 개통돼 운행 중이지만 운영수입은 당초 예상치(연간 1300억원)의 6% 수준인 77억원에 불과해 정부가 1093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형편이다.
또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1040억원, 내년에 1660억원의 보조금을 정부가 지원해야 할 정도로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인천공항철도의 사업성이 저조한 것은 당초 수요예측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인천공항철도의 하루 평균 예상 이용객을 20만7000명에 맞춰 예상운영 수입의 9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차액부분을 운영수입 보조금으로 지원키로 했지만 현재 철도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3000명에 불과하다.

특히 그동안 건설사들의 수요예측 부풀리기 등으로 민간투자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에 지분매각이 이뤄질 경우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겨 적자로 운영되는 다른 민간투자사업의 매각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민자 SOC사업 중 건설업체의 지분 매각이 추진 중인 대표적인 사업은 올해 개통된 일산대교(경기 김포∼일산),현재 건설 중인 서울고속도로(경기 용인∼성남) 등이다.
이 중 서울고속도로는 GS건설 등 9개사 보유한 지분 1조8400억원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일산대교도 대림산업 등 6개사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자 민자 SOC 지분을 매각하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수자들이 수익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매각작업이 순조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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