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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팝니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23 21:31

수정 2008.11.23 21:31



“한국 집값은 최근 1년여 만에 30% 정도나 내린 데 비해 원·달러 환율은 60%나 치솟았습니다. 정부는 집값 급락을 막기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줄줄이 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만달러짜리 아파트를 지금은 6만달러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코리아를 사세요.”(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종열 회장, 미주한인신문 인터뷰 내용)

“10년 전 증시에서 불었던 ‘바이 코리아’ 바람이 이젠 부동산 시장에서 불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지의 해외동포 사이에서 불고 있는 바이 코리아 바람은 한국을 경제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달러화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금융시장에 외화를 공급하고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루티즈코리아 이승익 사장)
부동산시장에 최근 ‘바이 코리아’ 바람이 불고 있다. 집값 급락과 원화에 대한 달러화와 엔화가치 급등으로 해외동포를 비롯한 외국자금들이 한국의 주택을 반값 이하에 사들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지 해외동포를 중심으로 ‘저평가된 한국 부동산을 사자’는 바이 코리아 바람이 일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00원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들어 4개월여 만에 1500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데다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지역 집값은 최근 1년 새 30% 정도나 빠지면서 투자매력이 커진 탓이다.

국내 건설사와 부동산중개업계, 금융권 등은 이 같은 움직임에 편승해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세일즈에 나섰다.

중개사협회 이종열 회장은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이 코리아 바람이 일고 있는 미국의 한인사회를 돌며 국내 아파트를 세일즈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미국 내 동포를 대상으로 한국의 아파트에 대한 마케팅활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뿐 아니라 엔화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내년 초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바이 코리아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부동산업체인 루티즈코리아는 본업과 반대로 국내 부동산을 해외에 파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27일 국내 건설사 20∼30개 업체가 참여하는 미분양 아파트 박람회를 연다. 루티즈코리아 이승익 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분양물량을 모아 내년 초 미국 현지에서 대대적인 로드쇼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미국 내 한인은 물론 현지 투자업체 등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도 이미 바이 코리아에 돌입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달부터 미국의 미주한인신문 등을 통해 미국동포 등을 대상으로 광고 등 대대적인 분양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경매컨설팅 전문업체들도 인터넷 등을 활용해 해외동포를 상대로 한 유망지역 경매물건을 소개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지의 동포들이 경매물건에 많은 관심을 갖고 문의해 오고 있다는 게 경매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중개업자는 “최근 해외동포들이 한국의 친인척 명의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에 대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미국 동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답사를 시키는 등의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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