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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추이 환란 직전과 비슷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04 21:19

수정 2008.12.04 21:19



서울지역의 아파트시장 지표가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상황과 비슷한 수준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아파트 값 변화를 보여주는 가격 추세선이 외환위기 직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욱이 외환위기의 원인이 됐던 환율 급등과 주가폭락 현상도 현 상황과 유사해 향후 주택시장이 외환위기 당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역 주택시장 외환위기 당시와 흡사

4일 한국은행과 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전국 집값의 향배를 좌우하는 서울 아파트 값은 올해 하반기 들어 외환위기 직전의 모습과 유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일례로 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전년 동기 대비 가격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1997년 2월 9.0%를 정점으로 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약 당시인 같은 해 12월 5.2%로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됐다. 이는 외환위기 진입 전까지 집값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상승폭을 조금씩 상쇄했음을 의미한다.


올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 6월 7.4%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점에 이른 뒤 지난 11월까지 5.1%까지 서서히 내려앉았다.

증가세 둔화 폭과 시기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추세로 볼때 외환위기 진입 직전과 비슷한 양상이다.

부동산 가격과 상관관계가 있는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급락하는 모습도 외환위기 때와 닮은꼴이다.

다만 부동산 수요와 직결된 금리는 외환위기 당시와 조금 달리 움직이고 있다. 단기금리 추이를 보여주는 91일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은 1997년 1월 11.65%에서 외환위기가 시작된 12월 12.53%로 0.88%포인트 상승했다. 올해에는 정부의 유동성 확대 조치로 1월 5.81%에서 전달 5.62%로 0.19% 하락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98년 1월부터 4월까지 CD 금리가 20%대에 진입하자 서울 아파트 값은 전년 동기 대비 11.1%까지 급락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향후 금리전망이 서울 아파트 값의 방향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집값이 외환위기 때와 같이 폭락하게 방치하지 않으려면 금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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