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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온기’..돈맥경화 뚫리나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6 20:53

수정 2008.12.16 20:53



한국은행, 국책은행, 금융공기업, 대기업이 ‘은행·자본시장→대기업→중소기업’으로 이어지는 돈맥경화 뚫기에 나섰다.

한은은 은행에 돈을 풀고 국책은행·금융 공기업은 돈이 중소기업에 흘러 들어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들의 자금 경색으로 도미노 부실을 겪을 것으로 우려해 다각적인 협력, 즉 ‘상생’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시장 경색이 풀리면서 단기시장금리, 중장기 회사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16일 한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1조8694억원을 공급한 한은은 이날에도 2조원을 추가 공급했다. 은행채, 특수채 등을 한은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최대 91일 동안 은행, 증권사 등에 3%대 금리로 대출해 줬다는 의미다.
한은은 오는 19일에도 RP 매입으로 2조원을 푼다.

지난 11일 1%포인트에 달하는 기준금리인하에다 연이은 유동성 공급조치로 단기자금시장은 돈이 풍부해지고 있어 장단기 금리가 동시에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 11월 말 연 5.45%, 7.12%이었던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와 기업어음(CP·91일물) 금리는 15일 연 4.74%, 6.87%, 이날 연 4.49%, 6.79%로 떨어졌다.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도 같은 기간 11월 말 연 8.91%에서 이날 8.05%로 하락했다.

은행과 증권사 등이 자금 운용에 다소 여유가 생기면서 CD, CP 등을 매입하고 이 영향이 회사채에도 미친 탓으로 분석된다. 한은에서 금융권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을 기업으로 ‘퍼 내는’시스템 구축에는 산업,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이 맡고 있다.

이날 산은은 국내 주요 건설·조선 대기업 9개를 대상으로 상생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대기업과 협력업체간에 생기는 장기매출채권을 기반(담보)으로 산은이 협력업체에 대출을 해 주는 형태다. 기업은행도 자동차 3사 등과 차부품회사를 위한 펀드 조성 등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올 10월 현대차그룹과 만들었던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거나 자동차 3사가 신용보증기금 등에 자금을 출연하고 기업은행은 이 출연금을 기반으로 한 보증을 받아 부품사에 대출하는 형태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공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모델도 있다. 롯데그룹 계열 호남석유화학은 이날 신용보증기금에 10억원을 출연했다. 출연금은 호남석화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대출보증재원으로 사용된다.


자산건전성 강화 필요성으로 대출 죄기를 계속하고 있는 시중은행도 신보에 특별 출연하는 형태로 중기에 유동성 공급, 즉 대출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신한은행이 1000억원을 출연했고 하나은행도 내부적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신보 관계자는 “중기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경기침체 속도를 줄이는 등 거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고용유지, 대기업 성장,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불가결하다”며 “금융공기업-시중은행-대기업이 공동으로 자본을 대는 ‘상생’ 프로젝트는 자금 경색이 심화된 현 시점에서는 시의적절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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