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주택담보대출 기준 ‘뒤죽박죽’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28 22:00

수정 2008.12.28 22:00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됐던 국민은행 ‘KB시세’가 최근 급속히 빠지는 집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은행들이 제각각인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마련, 주택대출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은행별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대출기준을 정해 대출을 통해 내집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8일 시중은행 및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165㎡의 경우 지난 19일 발표한 KB시세로 일반거래가는 17억9000만원이지만 주변 중개업소에 나온 비슷한 조건의 해당 아파트 매물은 13억3000만원(28층 중 12층) 수준이다. 강남구 역삼동 푸르지오 79㎡의 경우도 일반거래가가 6억3500만원으로 나와 있지만 역시 주변 중개업소에서는 같은 매물을 5억5000만원에 팔고 있다.

이는 서울 강남지역은 물론 강북의 노원구, 도봉구 등 올 상반기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KB시세 대신 임의로 정한 자체기준을 마련, 대출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씨티은행은 KB시세 중 저층 등에 적용하는 ‘최저가’를 기준으로 10% 더 낮은 가격을 시세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실거래가액’이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대출을 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KB시세를 기준으로 대출을 하고 있지만 급매물 동향을 별도로 확인, 건별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LTV) 기준을 투기지역에선 40%, 나머지 지역에서는 60%로 정했으나 대출의 기준이 되는 시세가 은행마다 제멋대로여서 대출 규제 한도가 사실상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는 셈이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은행들이 제각각인 기준으로 대출을 하고 있어 은행 돈을 빌려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불만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박일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