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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곳곳서 호전 감지..투자시기는?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28 22:04

수정 2008.12.28 22:04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최근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완화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낙폭이 현격하게 줄고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 재건축은 오름세로 반전해 집값이 반등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주택 매수 타이밍을 놓고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며 지금이 내집마련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비해 다른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침체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다소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내집을 언제 사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며 “‘집값 바닥론’ ‘규제 완화’ 등에 의존하지 말고 내가 사고 싶은 집이 얼마나 떨어졌으며 집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따져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미묘한 변화 나타나

2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은 일부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서울 강남권 3개구(강남·서초·송파)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기대감에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가 둔화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일부 급매물 회수와 호가 상향조정 등의 영향으로 7주 만에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장기간 하락 행진하던 대표적인 재건축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이 지난주(20∼27일) 상승세를 보였다. 주공1단지 36㎡가 2500만∼3500만원가량 올라 5억∼5억4000만원 선, 49㎡는 1500만∼2500만원가량 상승해 7억1000만∼7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강남지역 초급매물도 사라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는 이 달 초만 해도 6억8000만원의 초급매물이 나와 있었지만 최근 일부가 거래돼 현재 저층이 7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26㎡는 급매물이 6억7000만원이었지만 지금 나오는 급매물은 대부분 7억원 이상이다.

대치동 G공인 관계자는 “한 달 전에는 매수 문의조차 없었지만 최근에는 가격 흥정을 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면서 “급매물들이 조금씩 들어가고 매수자 문의는 다소 늘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최근 금리인하 등으로 대출 부담이 줄고 있고 강남 3구에 대한 투기규제 해제 등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예고되면서 기대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시황보다는 가격에 관심을

이처럼 시장이 다소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내집마련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집마련의 주체는 본인이기 때문에 본인 사정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내집마련 시기는 부동산 경기와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고점 대비 얼마나 떨어졌느냐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는 고점 대비 40% 이상 떨어진 곳이 많고 강북지역도 지난 4∼8월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면서 “자신의 내집마련 능력과 원하는 집의 가격 하락 여부를 놓고 내집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도 “강남권의 상당수 집값이 최고점 대비 40∼45%가량 하락한 상황에서 규제가 대거 풀리고 무엇보다 강남 진입 수요가 여전히 많아 내년에 집값이 다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잘 살펴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실수요 위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이 공통된 지적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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