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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성장 예고’..부동산 전망도 ‘악화’로 하향조정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02 22:52

수정 2009.02.02 22:52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0∼1%대로 낮춘 데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일부 민간연구소들은 벌써 부동산 시장 전망을 더 악화되는 쪽으로 수정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대에서 1% 안팎으로 내리고 국제통화기금(IMF)은 -4%까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건설경기 전망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전망 악화로 조정

건산연은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건설산업 전망치를 이달 말께 추가로 하향 조정해 발표할 전망이다.

건산연 박철한 연구원은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건설산업 전망치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대로 보고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수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거용을 포함한 ‘건설투자’나 ‘주택 및 토지가격’ 전망치 등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지난해 말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건설투자 1.8% 증가, 주택 가격 5∼10% 하락 등을 예측했다.


주택 가격 회복시기도 ‘올해 말께’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으나 점차 ‘201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경기 전망을 일정 정도 회복될 경우와 계속 하락할 경우 등으로 시나리오 전망을 내놨던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이 구체화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 쪽으로 올해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시작했다.

■집값 회복시기도 더 늦춰질 듯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는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갈 경우 부동산 시장도 침체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들썩’ 인다고 전체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한성대 이용만 부동산대학원장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건설산업 및 부동산 관련 부문이 모두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이 당장 회복될 가능성의 거의 없다”면서 “2010년이나 돼야 ‘L자형’과 ‘U자형’을 결합한 형태의 완만하고 느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공부문 건설시장은 활성화

다만 마이너스 경제성장 시대엔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여건도 조성되기 때문에 토목 등 공공부문 건설시장과 서울 강남권 등 유망지역 아파트 시장은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수출 감소 등에 따른 돌파구를 내수에서 찾기 위해 저금리 정책, 감세 조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을 통해 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관급 발주가 늘어나고 저금리를 활용한 유망지역 투자가 일부 살아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실제로 정부는 올해 수출과 소비 및 투자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SOC 부문 투자를 22% 늘렸다.
특히 경기침체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이는 상반기에 예산의 60%를 조기 발주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안정에 매달리기보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당장 금융위기, 가계부실 등 위험 요소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이 하락하고 국민이 생활 조건에 맞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면서 “대세하락 국면의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고 무리한 단기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부동산 하락기를 활용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공용지 확보 등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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