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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 나갔는데..” 수도권 유망단지 분양권 ‘굴욕’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19 22:11

수정 2014.11.07 10:29



부동산 규제완화 영향으로 수도권 등의 신규 분양 시장과 기존 주택시장이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분양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 규제완화가 신규 분양과 미분양에 집중된데 비해 기존 계약을 체결한 분양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양도세와 취득·등록세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3년 전 분양 당시 청약광풍을 일으켰던 유망단지의 분양권 웃돈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는 분양가격 아래인 깡통분양권도 나돌고 있다.

19일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2006년 11월 분양했던 ‘H’아파트는 분양권값이 마이너스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청약경쟁률이 최고 157대 1(평균 75대 1)에 달했었다.
하지만 151㎡는 분양 당시 웃돈이 최대 2억원까지 오른 뒤 지금은 분양가격보다 1000만원 낮은 가격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분양시장의 블루칩으로 통하던 인천지역에서도 대거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나오기 시작했다.

2007년 8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분양된 ‘G사’ 아파트도 현재 분양권값이 마이너스다. 이 아파트 1단지는 분양 당시 최고 355대 1(평균 32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192㎡는 웃돈이 4억원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3000만원 내린 분양권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단지 179㎡도 한때 웃돈만 3억원 이상 형성됐었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2000만원 아래 매물이 나와 있다.

분양 당시 최고 136대 1(평균 4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송도동의 ‘W’아파트도 당시 분양권 웃돈이 2억원을 넘었지만 지금은 분양가 아래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시드니를 표방하며 청약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인천의 또 다른 ‘H’사 분양아파트도 2006년 분양 당시 최고 17대 1(평균 8대 1)의 청약경쟁률 끝에 단 하루 만에 계약을 마감했지만 1차의 경우 분양권값이 분양가 아래로 떨어졌다. 이 단지는 분양권 웃돈이 최고 5000만정도씩 형성됐었다. 2007년 5월 분양된 2차는 161㎡가 한때 웃돈이 1억5000만원까지 형성됐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3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나와 있다.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알짜 단지들도 분양권값이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2007년 6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최고 42대 1(평균 2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M’ 주상복합은 262㎡가 한때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으나 최근에는 분양가보다 1억원 낮은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2007년 9월 분양한 ‘S’사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이나 빠졌다. 3블록 182㎡는 분양가보다 분양권값이 1억5000만원이나 낮게 매물로 나와 있다. 116㎡도 분양가보다 90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모두 1순위에 마감됐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사진설명=정부의 부동산규제완화 대책이 미분양 등에 집중되면서 분양권 시장은 역풍을 맞고 있다.
1∼3년 전 분양 당시 청약광풍을 일으켰던 수도권 주요 단지의 분양권값마저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보이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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