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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아파트 인기 살아난다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02 22:33

수정 2009.03.02 22:33



지난해 집값이 많이 빠졌던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강남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시세는 상승세로 반전됐고 분양시장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사람들이 중대형에 크게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전용면적 기준 85㎡ 이상(분양면적 110㎡ 이상) 중대형 아파트의 시세가 바닥을 다지고 속속 반등하고 있다.

■매매·경매 중대형 인기 회복 중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중대형 아파트값 변동률은 0.12%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 지역 중대형 시세는 지난해 연중 월간 1% 이상씩 하락세를 보여 왔으나 이번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 특히 서울 송파구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 한 달 동안에 2.33% 상승하는 등 강남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회복세가 빠르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중대형 아파트 분양권값도 오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13∼114㎡는 1월보다 4000만원 오른 11억∼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매수자들 사이에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강남지역의 경우 앞으로 보합 내지는 소폭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중대형 인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용 85㎡ 이상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는 2.69명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1월 6.16명, 2월 6.77명으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낙찰률과 낙찰가율도 지난해 10월 각각 25%, 67.30%에서 지난달에는 37%, 73.50%로 각각 급등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매 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는 지난해 12월 가장 많이 떨어진 후 올해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금리인하와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중대형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올해 들어 중대형 아파트 경매 매물은 늘어날 전망이지만 대기수요가 많아 낙찰률이나 낙찰가율은 조금씩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렴한 분양가로 인기

분양시장에서도 중대형이 단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보증금만 최고 25억인 최고급 임대아파트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은 최종 계약에서도 85%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분양대행사인 신영의 정동희 부장은 “대기 수요자가 많아 이번 주 안에 100% 계약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대형 선호현상은 최근 분양한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의 공공임대 판교 휴먼시아와 민간분양물량인 푸르지오그랑블 등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향후 예정된 인천 청라지구 등에서도 중대형 아파트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최근 새로 분양하는 중대형 아파트는 주변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특히 3.3㎡당 분양가가 과거 소형에 비해 매우 비쌌으나 지금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고급 주택 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인기-비인기 지역간 양극화 심화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대형 아파트 인기는 과거처럼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버블세븐 지역 중에서도 2006년 말 이후 낙폭이 컸던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일부와 인천 청라지구 등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과정에 가격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고가 주택 수요자가 급매물을 매수하면서 최근 중대형 아파트 시세가 다소 오른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추세가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무는 “매수 대기자들이 급매물을 사면 호가가 조금 오르고 일정 수준까지 오른 뒤 다시 거래가 위축되면서 급매물이 나오면 거래되는 등 박스권에서 시세가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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