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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대출받아도 서울 아파트 못산다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04 22:19

수정 2009.03.04 22:19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고려할 때 중간 정도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간 소득 가구가 강남 11개구에 있는 중간 가격대의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의 소득에 비해 57.8% 모자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 공식 통계로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주택구매력지수(HAI:Housing Affordability Index))에 의해 밝혀졌다.

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서울의 HAI는 57.3으로 주택 구입 능력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100을 크게 밑돌았다.

HAI란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지수화한 것이다. 따라서 구매력지수가 100을 넘으면 주택 구입 능력이 있고 100을 하회하면 주택 구입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 구매력지수가 정부의 승인을 받아 통계로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 형태별로 보면 서울 내 아파트(49.9)와 단독주택(47.3)의 구매력지수는 절반에도 못 미쳤으나 연립주택은 113.9로 100을 웃돌았다. 중간 정도 소득으로는 서울에서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대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살 수 없지만 연립주택은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 강남 11개 구에 있는 주택의 구매력지수는 48.5로 50에도 못 미쳤으며 이중 아파트는 42.2, 단독주택은 38.2로 전체 주택의 평균 구매력 지수를 밑돌았다.

또한 경기(93.5)와 수도권(75.4)의 구매력지수는 서울을 웃돌았지만 역시 100을 하회했다.


그러나 6개 광역시(190.1)와 기타지방(258.6)은 100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의 중간 정도 주택가격은 1억8948만원으로 중간 소득 가구의 연소득(3518만원)의 5.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득을 하나도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고 가정할 때 중간 정도 주택을 중간 소득 가구가 5.4년이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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