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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른자위 강남권 ‘입질’..분당·과천·평촌 ‘잠잠’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6 22:23

수정 2009.03.16 22:23


정부가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배제 등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16일부터 전격 시행하면서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권 및 수도권의 주택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노른자위 지역으로 이번 세제완화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강남권에는 매도·매수 문의가 크게 늘어 술렁거리고 있는 데 비해 비강남권과 수도권은 잠잠하다.

■서울 강남권 ‘입질’ 본격화

다주택자가 많이 포진해 있는 서울 강남권은 이날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매수·매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R공인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만 세제 혜택 여부를 묻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 “고가주택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언제 파는 게 가장 좋은 지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의 N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도 규제완화에 따른 매물 출회 여부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일부 매수자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은 적용되는지 여부를 묻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비강남권·수도권 남부 등 잠잠

서울 강남권에 비해 경기 남부 등 수도권 외곽지역의 주택 시장은 별 영향이 없이 잠잠한 상황이다.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와 안양 평촌신도시, 과천시 등은 일부 다주택자들이 향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많지만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 급매물이 빠지고 나서 오늘까지도 특별한 반응이 없다”면서 “앞으로 매물이 더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내동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많지만 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완화 발표 이전에 급매물로 팔아치운 경우가 많다고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는 경우가 있겠지만 매수자들이 여전히 급매물 시세만 원하고 있어 당분간 거래가 원활하게 성사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 이후 고가주택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규제가 커진 데다 경기침체로 이미 주택을 매도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3∼5년 전 다주택자가 된 사람들에겐 지금 양도세 완화로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보유 다주택자들은 금융비용과 물가상승에 비해 자산가치가 하락해 여전히 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ameye@fnnews.com 김성환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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