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개포주공 호가 8000만원 ↑..서초미도1차 3000만원 껑충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9 22:09

수정 2009.03.19 22:09



#“서울 강남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40㎡를 지난 12일 8억9000만원에 계약했는데 투기지역 해제설이 나오자마자 호가가 오르더라고요. 매수자와 매도자가 9억원에 계약하기로 구두약속을 하고 다음 날 계약하기 위해 만났는데 주인이 갑자기 호가를 9억3000만원으로 올렸어요. 결국 매수자가 계약을 포기했습니다.(서울 강남구 개포동 H공인 관계자)

# “이달 초 급매물이 다시 드문드문 나오더니 어느 새 다 거래되고 호가가 되레 4000만원 정도 올랐어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로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지금 매물이 거의 없어요.”(강동구 둔촌동 T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권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이달 들어 주춤하던 강남권 집값이 정부의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움직임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최근 규제완화가 이어지면서 호가가 반등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다주택자에게 최대 60%까지 중과하던 양도소득세를 일반 세율인 6∼35%로 부과하기로 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남3구에 대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임박설이 흘러나오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올리고 있다.


그러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수자들이 국내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깊은 데다 경기회복 여부도 불투명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추격매수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강남권 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호가가 1주일 새 8000만원 이상 반등했다. 주공1단지 59㎡는 현재 11억원을 줘야 살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주공1단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투기지역 해제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59㎡가 1주일 만에 8000만원이나 올랐다”며 “매도 호가가 3000만원 정도까지 오를 때는 매수세가 따라오더니 지금은 아예 매입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미도1차도 매도호가가 2000만원 정도 올랐다. 인근 반포자이 입주자들의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면도 있지만 규제완화에 따른 반응이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지금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데 종부세도 완화되고 양도세도 일반 과세로 전환됨에 따라 집을 팔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랜드마크인 잠실동 주공5단지도 최근 규제완화가 이어지면서 호가가 3000만원씩 뛰었다. 10억7000만원대에 호가가 형성됐던 112㎡가 현재는 11억원까지 올랐다.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도 호가가 4000만원씩 올랐다. 현재 49㎡가 1주일 새 4000만원 올라 5억6000만원 이하는 매물이 없다.


하지만 매수세는 붙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투기지역이 해제되면 집값이 뛸 것으로 생각해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며 “그러나 매수자들은 경기가 워낙 안 좋아 급매물이 아니면 매수세가 없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