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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대상 11개 건설사,운명 가를 ‘자구계획’ 초미 관심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23 22:29

수정 2009.03.23 22:29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 11개 건설사의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이들 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채권 금융기관과의 기업 경영개선 약정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차 채권단협의회를 앞두고 워크아웃 대상 기업들이 제출할 자구계획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채권단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협상에서 이를 놓고 건설업체와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 마무리,경영개선 약정 협상 본격화

23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워크아웃 대상 11개 건설사들에 대한 채권단의 실사가 지난 주로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실사가 완료된 건설사는 경남기업, 동문건설, 풍림산업, 이수건설, 월드건설, 신일건업, 삼호 등이다. 우림건설은 실사가 늦게 시작돼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 채권 금융기관 관계자는 “지난 2월 중순께 본사와 전국 분양현장을 대상으로 채권단 실사가 시작돼 거의 한 달 만에 마무리됐다”면서 “해외 현장이 있는 일부 업체의 경우 다소 늦어졌지만 이달 말께 대부분 완료되고 기업경영개선약정(MOU)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들은 채권단과의 경영개선약정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MOU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다른 회사에 비해 해외현장이 없고 분양현장도 많지 않아 실사가 빨리 진행돼 채권단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달 말에는 채권단과의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구계획 내용 따라 운명 엇갈릴 듯

실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워크아웃 대상 건설사들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당장 이번 주에 있을 제2차 채권단협의회에 제출할 자구계획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구계획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자구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등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사업장이나 지분 매각, 앞으로의 비전 등 회사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며 “채권단에서도 실사에서 회사 사정을 파악했기 때문에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월드건설은 사이판의 월드리조트와 서울 강남 제일생명 사거리 본사 건물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매출만 2000만달러, 경상이익 300만달러로 알짜이기 때문에 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드건설은 MOU 체결 이후 신규 분양을 하지 않고 현재 벌여 놓은 주택사업만 관리할 계획이다.

다른 업체보다 2주 정도 늦게 실사에 들어간 우림건설은 현재 서울 서초동 지하철2호선 교대역 인근의 7층짜리 본사 사옥을 800억원에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울 독산동 군부대 터와 한강신도시의 사업권 및 사업부지를 각각 매각하고 170여명의 인력을 줄이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지금은 사옥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풍림산업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사옥 지분 매각과 충남 전이군 전이공장 부지 매각을 각각 추진 중이다. 풍림산업은 역삼동 사옥의 경우 총 20층 중 11∼20층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등에서 추진 중인 해외사업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수건설은 서울 성동구 행당동 인근의 빌딩 매각을 검토 중이고 경남기업은 광주 수완에너지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수건설과 동문건설 등 일부 업체는 25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 등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렸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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