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민간 ‘부동산 PF 투자펀드’ 나온다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31 21:55

수정 2009.03.31 21:55



첫 민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투자펀드’가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기존 자산관리공사(캠코)나 은행주도 ‘민간 캠코’의 공익적인 PF 매입과 달리 이 펀드는 철저히 수익 추구형이다.

투자자에겐 연 10%에 달하는 수익률을 안겨주고 매각자에겐 시장친화적인 부동산감정평가 기법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모회계법인과 지난달부터 PF투자펀드 관련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전문가들을 통해 펀드 설계 및 향후 수익률과 투자 전망에 대해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구성에 관여하는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군인공제회, 교원공제회, 공무원연금기금 등도 높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법인의 자문으로 구성되고 있는 이 사모투자펀드(PEF)형식의 펀드는 현재 국민연금과 일부 기금 등 범금융권을 투자자로 모집 중이며 은행, 증권 등의 부동산 PF를 매입한 후 재매각해 연 8∼10%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관계자는 “1조원으로 시작해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주 역할은 은행과 증권 등 주로 1금융권 위주의 PF사업장의 자산 매입”이라면서 “정부도 이 펀드에 대한 지원 방안 및 풀어야 할 규제 부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 펀드는 외국계 투자자 물색 및 수익창출 메커니즘 구조를 짜고 있고 부동산PF매매가 원활하도록 차별화된 부동산감정평가 기법을 도입할 예정이다.

투자 방식은 투자 실행시에 펀드 운용 책임자(GP·무한책임사원)의 출자 요청시에 비로소 자금이 유입되는 이른바 ‘캐피털콜(Capital Call)’방식이나 아직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방식이 될 전망이다.

특히 시공능력 101∼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으로 건설사의 현금확보가 시급하고 알짜 PF사업장이 워크아웃되거나 헐값매각되는 사례가 빈번한 점을 감안하면 이 펀드의 출현으로 향후 PF투자 펀드 설립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실제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들을 주축으로 PF에 투자하는 민간 사모투자펀드 구성 검토가 활발하다”고 밝혔다.

이는 전 금융권의 PF대출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81조7000억원이나 되고 이 중 양호하지 않은 ‘보통’ ‘악화우려’평가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PF대출이 각각 23조5000억원, 4조 7000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소화되는 것이 고작 4조원 정도”라며 “향후 5조∼6조원 규모를 어딘가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캠코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캠코의 PF매입과 민간 캠코의 역할이 이 펀드와 중첩되기보다 향후 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한편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PF투자 펀드가 PF매각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자와 매각자측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