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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의 귀환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31 21:57

수정 2009.03.31 21:57



주택시장에서 최근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완화와 개발호재에 힘입어 지난해 말 이후 상승세를 보여온 서울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단지는 어느새 고점이던 2006년 말 시세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규제완화와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호가가 올 들어 석달새 4억원이나 올랐다.

성남 분당신도시와 안양 평촌 등도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한 달여 만에 1억원 이상씩 상승했다.

버블세븐 지역은 그동안 금융과 세제에서 다른 지역보다 규제의 강도가 높아 집값이 2006년 최고점 대비 최고 절반까지도 떨어졌었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매머드급 악재를 뚫고 다시 집값이 급격히 회복되면서 ‘역시 버블세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 규제완화와 제2롯데월드 건설, 한강변 초고층 허용 등 각종 호재가 겹치면서 집값이 석달 만에 4억원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 119㎡는 시세가 13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9억3000만원까지 떨어졌었다.

잠실 주공5단지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9억원대 초반까지 밀렸었으나 올해 들어 지난달 초 12억5000만원까지 오르더니 지금은 13억4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한때 16억원까지 거래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 수준 회복됐다”고 밝혔다. 서초구의 랜드마크 단지인 반포자이도 2억∼3억원이나 올랐다. 지난해 말 115㎡는 9억7000만원대에도 매물이 쌓여 있었지만 지금은 13억원대다.

강남구의 랜드마크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은 시세가 최고점을 친 2006년 말 대비 90%선을 넘어섰다. 1단지 36㎡는 6억3000만원으로 2006년 말 6억6000만원의 95% 수준까지 올랐다.

수도권 남부의 버블세븐 지역인 분당과 용인도 최근 들어 집값이 오르고 있다. 2006년 고점 대비 ‘반토막’이라는 말까지 나왔었지만 지금은 많게는 70∼80% 수준까지 회복했다. 분당 정자동 상록우성 158㎡는 한 달 만에 2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해 말 6억7000만원까지 내렸던 호가가 어느새 9억원을 넘어섰다. 용인 성복동의 LG빌리지1차도 급매물이 팔리면서 호가가 일률적으로 1억원 이상 올랐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데도 버블세븐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버블세븐의 힘’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비 버블세븐 지역은 경기침체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어 당분간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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