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돼지 인플루엔자 불똥튈라” 외식업계 초긴장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27 22:18

수정 2009.04.27 22:18



멕시코발 돼지 인플루엔자 파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또 다시 먹거리 불안에 떨어야 하냐’는 한숨 소리가 유통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 소식에 삼겹살과 보쌈을 파는 식당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몇 년 전 돼지 콜레라 파동 때 겪은 ‘매출 감소 현상’ 때문이다.

서울 용산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황영서씨는 “곧 가장 큰 삼겹살 특수인 여름 휴가철인데 돼지 인플루엔자 파동이 여름까지 계속될까 봐 걱정”이라며 “그저 당국에서 예방에 힘써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한탄했다.

삼겹살, 보쌈 등 돼지고기 프랜차이즈들도 돼지독감에 대한 매출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반면 국산 돼지고기 가격 급등도 우려되고 있다.


■미주 돼지고기 수입의존도 높아

국내 외식 및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중 80∼90%가 수입산이며 특히 돼지독감의 진원지로 불리는 남미와 북미의 수입의존도가 높다.

구이용 돼지고기의 경우 칠레산이 다이옥신이 검출되면서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등으로 수입국을 변경했지만 올초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남미산으로 다시 교체한 사례도 많다. 수입가격은 남미산이 유럽산에 비해 2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입육협의회는 당장 수입량이 줄어들 우려는 없지만 판매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신으로 수입돼지고기의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프랑스와 네덜란드산 돼지고기를 수입,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공급하는 B사는 이번주부터 매출 추이를 분석, 매출액이 급감할 경우 매장에서 조리해 먹을 경우의 안전성을 알리는 동시에 수입돼지고기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양돈협회는 돼지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돼지고기 소비 위축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에도 익혀먹으면 상관이 없는데도 소비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닭고기 구매를 꺼렸다”며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책 마련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산 돼지고기 가격 급등 우려

국산 돼지를 취급하는 프랜차이즈들도 돼지독감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산 돼지의 경우 돼지독감에서 안전하지만 돼지고기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이어질 경우 국산 돼지고기 판매도 급감할 수 있어서다.

또 수입 불가 판정을 받는 국가가 늘어날 경우 수입산에 의존하던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대거 국산으로 재료를 변경할 경우 매입단가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 돼지고기 전문 프랜차이즈인 떡쌈시대는 현재 1㎏당 4700원인 삼겹살 가격이 6월이 되면 7000원까지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회사는 항생재를 사용하지 않는 봉침(벌침) 삼겹살을 PB 상품화해 유통하고 있는 만큼 돼지독감 확산에 맞춰 생산과정을 담은 홍보비디오를 각 매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며 돼지고기 가공공장을 방문하는 투어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지리산 흑돼지를 취급하는 불고기브라더스도 국산 청정돼지라는 점을 알림으로써 수입돼지고기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알리면서 매출 급감을 막겠다는 각오다.

/yoon@fnnews.com 윤정남 유현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