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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공5 올해 2억4천만원 ‘껑충’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8 22:21

수정 2009.05.18 22:21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고가아파트들이 불과 4개월여 만에 최고가 수준인 10억원대로 속속 재진입하면서 이들 아파트의 가격 회복배경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고가아파트 값의 회복은 저금리와 풍부한 시중유동성에 따른 것이며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고가아파트 중에서도 잠재력이 큰 특정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2007년 1월 초의 고점대비 20∼50% 급락하면서 10억원 밑으로까지 떨어졌던 고가아파트들이 다시 10억원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강남 주요 아파트 10억원대 속속 회복

지난해까지 집값이 크게 하락했다가 10억원대로 복귀한 아파트 가운데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많다. 이들 아파트는 올해 들어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 대책에 따라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9억7500만원까지 떨어졌던 서울 잠실주공5단지 115㎡는 지난 13일 현재 12억1500만원으로 올랐다. 개포주공7단지 114㎡도 같은 기간 8억1250만원에서 10억1250만원으로 24%나 급등했다. 강남구 대치동 청실1차 116㎡는 9억2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11억원까지 회복됐고 한보미도맨션1차 113㎡는 9억3000만원까지 빠진 뒤 현재 11억원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다.

2007년 말 준공됐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지난해 12월 말 8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서울 용산CJ나인파크 161㎡는 현재 10억원, 강남구 삼성동 금호어울림 142㎡는 같은 기간 8억5000만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다. 목동 신시가지3단지 116㎡는 지난해 말 8억9500만원까지 떨어진 뒤 현재 10억3000만원으로 회복됐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팀장은 “버블세븐 중 경기 용인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과 용산, 인천 연수구 등 주요 지역에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도소득세 폐지 등 각종 규제완화와 지난해 가격하락 폭이 큰 데 따른 반등효과”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10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지난해 12월 말 12만9551가구에서 이달 13일 현재 13만5359가구로 5800가구 늘었다.

■고가주택 회복세 국지적 현상

전문가들은 강남권 등 주요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다. 지난해 말 이들 지역에서 부동산 ‘대세하락론’이 확산되면서 ‘패닉 상태’로 급매물이 속출했지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10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 거래하는 물량으로 최근의 거래 증가세와 상승세가 다시 빠르게 꺾일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면서 “경기 여건이 극단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고가주택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강남권 고가아파트의 전세가격 수준은 현재 매매가격 대비 40%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통상 전세가율이 30% 안팎이던 것이 이만큼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요가 받쳐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고가아파트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고가주택 수요자가 한정돼 있는 데다 6∼8월 비수기를 거치면서 전반적인 실물경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10억원 이상 주택의 수요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고가아파트 가격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특히 용인 지역의 경우 중대형 입주 대기물량이 많고 미분양도 있는 만큼 회복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현재 고가주택 가격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뤄진 것이라기보다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늘어난 데다 규제완화 효과에 따른 것으로 아직 부동산 시장 전반의 회복을 낙관하긴 어렵다”고 못박았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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