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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단기간 올랐지만 급락에 따른 회복일뿐”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1 09:26

수정 2009.05.20 22:20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 집값이 올 들어 크게 오르고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시장에 청약 인파가 쇄도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자산버블’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상당수가 이미 과거 고점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고 수도권 버블세븐 지역도 반토막 집값을 벗고 고점대비 70% 이상까지 회복했다. 인천 청라지구발 청약열기도 서울과 수도권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일각에서 주택시장의 과열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극히 국지적이며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정부의 과민반응을 경계했다.

■유동성 장세 시작됐나(?)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 움직임은 저금리와 부동자금 증가에 따른 유동성 장세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실물경기가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유동성 장세에 다른 현상”이라며 “실제로 인천 청라지구의 청약자 중 외지인이 40%가 넘는다는 것을 봐도 유동성 장세를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경색이 심각했는데 금융이 서서히 안정되고 금리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런 현상이 서울 일부 지역과 수도권 일부에서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전체에서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자산버블 아닌 가격 회복

유동성 장세로 인한 자산버블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 재건축단지나 버블세븐 일부 지역의 경우 지난 2년간의 침체기에 워낙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현재의 집값 상승은 회복으로 보는 게 맞다는 얘기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가격 버블을 논하기 전에 집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자금여력이 있는 일부 투자자가 몰린 것이고 이 과정에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자산가격이 단기간에 오르기는 했지만 가격 회복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동성 환수’ 너무 일러

전문가들은 시중 부동자금이 800조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과잉유동성을 염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에서 개인들은 아직도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거래량도 크게 늘지 않고 있어서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유동자금이 800조원이 넘었다고 하지만 기업이나 금융권에서 가지고 있는 돈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유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면 최근 가격이 급락한 강남권 오피스 거래가 활발해야 하지만 잠잠한 것을 보더라도 지금은 유동성 환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원갑 소장도 “서울 강남권과 일부 청약시장을 보면 과잉유동성을 걱정해야 하지만 이들 지역을 제외한 다른 곳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유동성 정책도 서울 강남권 등과 다른 지역을 나눠 국지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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