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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최저가 싹쓸이’ 배곯는 중소형사 ‘난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6 22:20

수정 2009.05.26 22:20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 확보를 위해 최저가낙찰제 공사 수주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최근 공공공사의 저가 출혈수주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 대형 건설사는 ‘무조건 따놓고 보자’는 전략 아래 저가 수주로 공공공사를 ‘싹쓸이’하면서 중소건설사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 순위 20위권 이내의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 3월 이후 이달 현재까지 따낸 최저가낙찰제 대상 6건 중 4건의 낙찰률이 60%대다. 이는 올해초부터 지금까지의 공공공사 평균낙찰률(73.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국토지공사가 지난 4월 17일 발주한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공사 3공구는 예정가격의 61.10%인 564억600만원에 낙찰됐고, 3월 27일 조달청이 발주한 경북 구미시 구포∼덕산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공사는 낙찰률이 69.12%다. 또 3월 26일 조달청이 발주한 경기 김포한강로(경인운하구간) 개설공사는 65.89%의 낙찰률을 보였다.


특히 최근 들어 대형 건설사들의 최저가낙찰제공사 수주전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이같은 저가 출혈수주는 급증할 것이라는 게 대한건설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제외하고는 신규 주택사업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져 공공공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면서 “거의 모든 건설사들도 마찬가지 입장이어서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출혈 저가 수주가 이어질 경우 건설사들은 채산성이 악화돼 경영난을 겪게될 수밖에 없고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대형 건설사들이 공공공사를 싹쓸이 하면서 중소건설사들은 더욱 설자리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주택사업 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최저가낙찰제 대상 공공공사를 싹쓸이하고 있어 중소건설사들은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저가출혈 수주를 방지하기 위해 최저가낙찰제를 설계·시공 일괄 수행(턴키) 방식의 최저가입찰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 진상화 부장은 “최저가낙찰제는 수익이 나지 않아 통상 수주한 후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턴키방식으로 전환하고 설계변경을 막는다면 지나친 출혈수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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