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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뻗은 길따라 집값도 ‘쑥쑥’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03 22:14

수정 2009.06.03 22:14



서울과 용인, 춘천, 문산, 원주 등 수도권을 잇는 대중교통망이 오는 7월부터 줄줄이 개통됨에 따라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이들 지역 주변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용인고속도로 주변인 용인권은 내달 개통을 앞두고 집값이 연초에 비해 많게는 40% 가까이 올랐고 경의선 복선전철 구간인 경기 파주시 일대도 같은 기간 2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속속 소진되면서 분양권 웃돈도 형성되고 있다.

■용인지역 집값 연초대비 최고 40% 상승

3일 현지 중개업소와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서울 헌릉로와 경기 기흥시 영덕동을 잇는 서울∼용인 민자고속도로가 내달 1일 개통을 앞두고 용인지역 주택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서울∼용인고속도로는 총 연장 22.9㎞로 경기 용인 영덕, 흥덕, 상현, 성복, 고기, 성남 서판교, 고등, 헌릉 등에 IC가 들어선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서울 강남권까지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점대비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던 용인지역 일대 아파트시장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신봉동 신봉자이1차 143㎡는 5개월여 만에 집값이 39% 올랐다. 올해 1월 초 4억1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던 이 아파트는 1억6000만원이 올라 현재 5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상현동 현대홈타운 106㎡도 같은 기간 1억2000만원 올라 3억5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성복동 벽산첼시빌2차 169㎡는 한때 4억2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지금은 최소 5억원 이하는 매물이 없다.

기존 집값이 오르면서 분양권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용인 동천동 래미안동천의 경우 분양권 값이 112㎡는 호가 기준으로 4000만원까지 붙어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초만 해도 분양가보다 6000만원이나 싼값에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성복동에서 분양한 성복자이와 성복힐스테이트도 분양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 114㎡ 안팎의 중형 아파트는 이미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고 130㎡ 이상 중대형 분양권도 5000만원 이상 올라 분양가 수준까지 회복했다.

오는 9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서수원∼평택고속도로 인근의 경기 화성 동탄, 오산, 평택 등도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인 월드반도2단지 145㎡는 연초 6억원 아래로 빠졌다가 최근 5000만원 상승했다. 오산시 오산동 현대 169㎡도 연초대비 1000만원 정도 올랐다.

■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도 크게 올라

경의선 복선전철이 내달부터 개통되는 경기 파주와 고양 일대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석 달새 집값이 평균 20% 안팎 상승했다. 파주시 금촌동 경신 73㎡는 교통호재 등으로 석달새 4500만원(47%) 올랐다. 지난 3월까지 1억원에도 못 미치던 집값이 현재 1억3000만원 이하는 매물이 없다. 고양시 토당동 대림1차 83㎡도 1억8000만원대에서 석달 만에 2억4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고질적인 미분양단지로 손꼽히던 고양지역 신규 아파트도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했다. 일산 덕이지구 하이파크시티 신동아파밀리에 112㎡는 웃돈이 1500만원까지 붙었다. 130㎡도 소액이지만 웃돈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식사동 위시티자이도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웃돈이 1000만원까지 형성됐으며 조망권이 좋은 로열층은 4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있다.

중앙선 복선화와 서울∼춘천고속도로 수혜지인 남양주 지역도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경기 남양주 도농동 부영E그린타운1차 106㎡는 연초 3억2000만원에서 최근 3억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지하철 9호선 주변도 15% 정도 상승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서 논현동을 잇는 서울지하철 9호선 주변 지역도 집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권 접근성이 대폭 좋아지는 강서 지역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양천구 목동 롯데캐슬위너 179㎡는 연초 10억7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 이상 올라 현재 13억원 이하로는 매물이 없다. 목동 신시가지2단지 115㎡도 8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9호선 개통호재를 발판으로 11억원까지 상승했다.


강서구 공항동 강서센트레빌4차 75㎡는 지난 1월 2억8300만원에서 이달 현재 3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방화동 삼성꽃마을 79㎡는 연초 2억2000만원에서 현재 2억5000만원까지 상승한 상태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통상 도로나 전철 노선이 새로 생기면 가격이 급등하지만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가격에 덜 반영된 점도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비수기인 7월 이후 교통여건이 좋아지는 곳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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