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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살리기’ 수혜지역 반응은..“현재 잠잠”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08 22:27

수정 2009.06.08 22:27



“투기 바람은 당초 대운하계획 발표 때 벌써 다 지나갔어요. 지금은 잠잠합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8일 오전 최대 수혜지역으로 알려진 충북 충주시 일대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잠잠했다. 땅값은 이미 지난해 대운하계획이 발표됐을 때 급등했고 그 이후 소폭 내리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충주시 성남동 달내강공인 관계자는 “수변지역 정리사업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알려진 가금면과 소태면 등지의 땅값은 지난해 초 3.3㎡당 7만∼8만원에서 대운하계획 발표 후 15만∼20만원까지 단기간에 오른 후 지금까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는 거의 없고 땅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일부 지역 면단위 부녀회에서는 특정 가격 이하로 땅을 내놓지 말자고 담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4대강 살리기사업 외에 목행지방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경기 여주지역도 마찬가지다. 남한강 주변 개발계획 및 각종 개발계획에 따라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당장 큰 변화는 없다. 금사면 원주민공인 관계자는 “4대강 살리기사업 마스터플랜 발표가 장기적으로 호재는 될 수 있겠지만 당장 거래나 문의가 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혜지역 부동산시장 큰 동요 없어

전문가들은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발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업비가 22조2000억원으로 당초보다 크게 늘어남에 따라 여전히 대운하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마스터플랜이 발표됐지만 여전히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논란이 많아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면서 “해당지역 토지시장도 당분간은 관망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씨티은행 조성곤 전략영업센터장은 “마스터플랜이 발표됐지만 여전히 계획 변경 가능성이 커 투자를 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들도 지금 상황에서 환금성이 부족하고 불투명한 프로젝트에 투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 관점 일부 토지 시장엔 호재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거래가 다소 살아날 가능성도 점쳐졌다. 부재지주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한시적으로 면제되는 등 정부가 여러 토지거래 관련 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최근 토지관련 규제가 많이 풀려 토지 거래에 대한 부담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면서 “4대강 살리기처럼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해당지역 인근 땅값은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4대강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해당 지역 건설사 등에 자금이 풀려 건설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개발 여력이 다시 생기면서 간접적으로 건설·부동산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가 대운하계획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해당 지역 인근 도로사정이 좋아지고 각종 인프라가 정비돼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지역 경제에는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섣부른 토지 투자는 위험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불리 4대강 살리기사업지 인근 토지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기획부동산 등이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등 투기 움직임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경우 소장은 “4대강 주변 토지 시장에 대한 해당 지역 주민들의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자칫 기획부동산이 다시 활개를 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낮은 가격에 땅을 사서 땅값을 올릴 수도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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