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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도입 앞둔 건설사 ‘비상’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23 22:25

수정 2009.06.23 22:25



오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을 앞두고 국내 건설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IFRS 기준에 따라 재무정보를 산출할 경우 건설사업 관련 매출 경영실적 집계나 특수목적회사(SPC)의 매출액 산정기준이 연결회계방식으로 바뀌어 부채비율과 경영실적 전반에 일대 변화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IFRS가 적용될 경우 당장 매출실적이 떨어지고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설사업 매출실적 저하 불가피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곳의 대형 건설사들은 IFRS가 적용될 경우 매출과 부채비율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의 경우 지금은 원가가 투입되고 분양대금이 회수되는 정도에 따라 매년 나누어 매출실적으로 잡히는데 IFRS가 도입되면 일반 공산품처럼 아파트도 준공 후 소유권이 이전되는 시점에서 매출실적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길게는 3년을 넘는 공사기간 중 아파트는 매출실적에 반영하지 못해 재무재표상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아파트의 경우 건설사들 사이에 ‘완공 후 매출실적 반영’이라는 원칙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세부 사항에 따라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의 상황에 따라 서로 의견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로 인해 과거에 아파트를 한꺼번에 많이 짓던 방식에서 공사기간을 짧게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채 비율 상승 불가피

아울러 연결 회계 방식으로 바뀌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지급보증 및 부실자산 처리에 활용되는 SPC운영 실적도 해당 건설사의 재무정보에 포함되면서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SK건설 관계자는 “종전에 주석으로 공지했던 것이 대차대조표에 반영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종전에 대차대조표 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지급보증과 상환우선주 모두 부채로 분류되는 만큼 부채비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또 연결회계 도입으로 건설사의 특수목적회사(SPC)를 대차대조표에 반영하는 것 역시 부채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일회계법인 오병일 이사는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이 사업과정에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 SPC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SPC의 부채비율은 통상 높은 경우가 많은 만큼 재무제표에 기록되면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사 재무담당자들은 IFRS에 대해 원칙만 있을 뿐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인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각 건설사들이 IFRS도입 준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명확한 세부기준에 제시되지 않아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IFRS 적용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지만 관계 당국에서 원칙만 제시한 채 세부적인 적용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국내 건설업의 실정에 맞는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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