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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두얼굴..수도권 악몽탈출·지방은 첩첩산중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22 22:21

수정 2009.07.22 22:21



건설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던 미분양 물량이 최근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특히 양도세 감면 등의 정부 규제 완화로 서울·수도권의 주요 대규모 미분양단지는 최근 2∼3개월 새 90% 이상의 계약률을 기록하면서 미분양 ‘악몽’에서 속속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직도 지방의 경우 입지가 좋은 요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많이 있고 정부가 집값 폭등을 염려해 또 다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일부 물량은 장기 악성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인천 청라 등 수도권 분양시장이 다소 살아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미분양이 많아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에 돌입한 월드건설은 올해 들어 서울·수도권 미분양 물량을 거의 해소했다. 경기도 용인 죽전과 김포 고촌,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남아 있던 미분양 물량을 상반기에 모두 털어내 연초 1000여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현재 600여가구로 줄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아예 분양가를 인하해 재공고를 내는 등 적극적인 할인판매로 미분양 해소에 나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우남건설은 연초 300가구가 넘었던 미분양 물량 중 230여가구를 팔아 현재는 70여가구만 남은 상태다. 특히 경기 김포한강신도시 ‘우남퍼스트빌’의 경우 250여가구가 팔리지 않고 남아 있었으나 양도세 감면조치 발표 이후 급속히 소진되면서 현재는 95% 이상 팔려 나갔다. 우남건설은 이달 말 김포한강신도시 분양사무실을 철수할 계획이다.

동문건설 역시 경기 고양덕이지구와 파주교하신도시 타운하우스의 계약률이 각각 75%, 85%를 기록하면서 현재 총 미분양 물량이 500여가구에서 350여가구로 줄었다.

중견주택업체보다 미분양 물량이 많았던 대형건설업체도 올 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금호건설의 경우 연초 1500가구 이상이던 미분양 물량이 지금은 900가구 이하로 감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양도세 감면과 개발호재 등이 겹치면서 5월 이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최근 경기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 계약률이 95%를 기록하는 등 미분양 물량이 연초 8000여가구에서 5500여가구로 대폭 줄었다. GS건설 측은 “위시티의 경우 4683가구로 연초에는 계약률이 75%에 그쳤으나 지금은 95%로 1000여가구가 팔려 나갔다”며 “양도세 감면조치와 국제고 유치 등이 미분양 해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외에 대우건설은 연초 5600여가구의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 2500여가구를 신규 분양했는데도 현재 5000가구 정도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한화건설도 1000여가구 이하로 미분양 물량이 줄었다.


하지만 수도권과 달리 지방 미분양 물량은 입지가 좋은 요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구와 울산에 미분양 물량을 많이 가지고 있는 A사는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최근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투자 메리트가 없어 미분양 물량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최근 분양시장은 수도권 주요 지역에 국한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 이를 전체 시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수도권과 지방은 엄연한 차이가 있는 만큼 정부는 차별화된 부동산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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